[미디어펜=최주영 기자]"결국 예술인들이 무대에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공연하고 싶은 사람들이 편하게 공연하고 후원도 받고 커뮤니티도 형성할 수 있는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티켓팅 솔루션이 되고자 합니다."
'크라우드펀딩(다수 개인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으로 예술가와 공연기획자, 팬들의 만남을 후원하는 신효준 나인에이엠 대표의 말이다.
지난 5일 서울 회기동 KAIST 경영대학에 위치한 사회적기업가센터 사무실에서 미디어펜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신효준 대표. /사진=SK행복나눔재단 촬영
지난 5일 서울 회기동 KAIST 경영대학에서 만난 신 대표는 "자본이 공연의 흥행을 결정하지 않고 대중이 결정하게 하자는 것이 크라우드티켓의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신 대표가 2016년 창업한 '나인에이엠'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소규모 예술 공연을 여는 소셜 벤처기업이다. 일명 '크라우드티켓'을 통해 3년 간 예술가들을 후원하면서 현재까지 누적 펀딩규모는 1억5천만원 이상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그들이 공연기획을 도운 아티스트들만 110여개 팀에 달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꿈을 포기하는 예술 분야 청년들이 더 없도록 하고, 공연 예술 업계의 양극화를 해결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국내 공연예술 시장은 흔히 '고인물'로 표현된다. 예술인들이 무대에 오르고 말고의 문제가 '자본력'에 기인하는 구조는 예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넘쳐나지만, 자본이 결정하는 문제에서 당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는 기형적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국내 공연 문화의 다양성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 신 대표는 이런 문제에 착안해 '크라우드펀딩' 사업에 뛰어들었다.
"공연 기획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일이에요. 5명으로 구성된 인디밴드가 3명의 관객을 바라보며 공연을 하더군요. 이 밴드는 음악으로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보니 낮에는 호떡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저녁에는 공연을 하는데 순간 가슴이 뭉클했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그들의 사연을 알리자마자 펀딩 모금액이 200만원 이상 모이고 공연도 전석 매진됐어요. 이거다 싶었어요."
나인에이엠이 제작하나 크라우드티켓 모바일 앱 구동화면. 크라우드펀딩 처럼 일정 조건이 달성(일정 참가예정인원 혹은 일정 금액이 모여야 성공)되는 온디멘드 티켓팅이 가능한 구조다. /사진=나인에이엠 제공
올해 3월 7일 나인에이엠이 주최한 '청년 공연기획을 기획하다-1' 행사에서 신효준 대표가 공연 크라우드펀딩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나인에이엠 제공
신 대표가 창업한 나인에이엠은 '크라우드티켓'을 통해 아티스트(크리에이터)와 구독자(팬)을 연결해 주는 티켓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처럼 일정 조건이 달성(일정 참가예정인원 혹은 일정 금액이 모여야 성공)되는 온디멘드 티켓팅이 가능한 구조다. 아티스트가 공연을 하게된 사연 등을 보내오면 신 대표가 이를 '스토리텔링화'해 홍보도 해 준다.
지난 9월 론칭한 아티스트, 크리에이터와 팬을 이어주는 새 티켓팅 서비스는 파격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아티스트가 직접 콘텐츠를 소개하고 티켓과 MD 등을 판매하는 이벤트 중심의 커머스로 범위를 넓히면서 '크라우드티켓' 홈페이지를 찾는 유저수는 매월 만명을 넘어섰고, 홈페이지 회원 수도 2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 투자자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신 대표는 "시스템을 바꾸면 분명 회사 가치가 높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나인에이엠이 더욱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 외에도 아트, 크리에이티브 등 다양한 컨텐츠들을 섭렵해 내년부터는 연간 매출을 지금보다 몇 배 이상 키우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내비쳤다.
그는 SK와 카이스트가 협력한 창업 특화 경영 전문 석사과정인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 MBA’ 출신이기도 하다. 현재 SE MBA 2학년에 재학 중인 신 대표는 "나인에이엠을 창업하는 과정에서 '사회적기업가 MBA'의 도움을 받았다. 카이스트 경영대학 수업을 수강하며 세무·회계, 마케팅 전략 등 실무지식을 쌓을 수 있고 장학금, 입주사 전용 사무실도 사용할수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MBA 졸업후에도 예술공연 후원을 위한 소셜 미션은 변함이 없다. 유명하지는 않지만 실력있는 예술인들 누구나 쉽게 무대에 오르도록 도와 양극화를 줄이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유명가수의 공연 티켓은 1분만에 매진되고, 무명의 실력있는 뮤지션의 티켓은 팔리지 않는 현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 많은 '크리에이터'들을 응원할 계획이다.
"최근 유투브에서 자신만의 컨텐츠를 개척하는 사람들도 '크리에이터'다. 우리는 그들이 꾸려나가는 이벤트들을 눈 여겨 보고 있다. 뮤지션들과 팬들과의 소통이 온라인에서만 관계가 이어질 경우 쉽게 끊어질 수 있다. 결국 온·오프라인에서 아티스트와 관객 간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나인에이엠의 역할이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