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호텔현대(현 라한호텔)'를 인수하며 호텔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성공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장기적인 투자가 진행돼야 할 호텔업 특성상 단기간의 성과를 내고 배당을 해야 하고 결국 재매각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각이 많다.
호텔업은 단기간의 큰 수익도 보장하기 힘들어 사모펀드가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7년 7월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경주, 울산, 목포에 있는 호텔현대를 2000억원에 인수했다. 또한 최근에는 부동산 디벨로퍼 STS개발로부터 경북 포항에 있는 베스트웨스턴 포항 호텔을 인수했다.
한앤컴퍼니는 호텔현대를 라한호텔로 바꾸고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위탁 경영 중인 강릉 씨마크호텔(옛 호텔현대경포대)까지 포함한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베스트 웨스턴 포항도 라한호텔 포항으로 변경했다.
이로써 한앤컴퍼니는 총 라한호텔 이름으로 5개의 호텔 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라한호텔은 한앤코호텔홀딩스 유한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법인 등기부 등본을 살펴보면 대표이사는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가 겸직하고 있다. 한 대표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사위로 알려져 있다. 이사는 박준우와 신보미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호텔업을 키우는 정확한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호텔업과 사모펀드의 특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호텔업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기가 어렵고 리뉴얼 작업도 꾸준히 진행해야 하는 업종이다. 인력을 많이 쓰는 업종이라 인건비 비중도 매우 높다.
반편 사모펀드 특성은 단기간의 성과를 내야 하고 투자자들에게도 배당해야 한다. 거기다 재매각(엑시트)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장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호텔업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호텔들은 삼성(신라호텔), 롯데(롯데호텔), 워커힐(SK), 현대차(해비치), GS(파르나스 호텔), 현대산업개발(파크하얏트) 등 대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는 구조이다.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호텔은 포시즌스호텔(미래에셋), 콘래드호텔(브룩필드) 등 일부에 불과하다. 포시즌스호텔의 경우 부동산 펀드이기는 하지만 박현주 회장의 오너십이 매우 강하게 작용한 호텔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호텔업을 키우는 정확한 배경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라한호텔은 로컬 브랜드라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도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메리어트나 하얏트, 힐튼 등 글로벌 호텔 체인 브랜드를 달면 그 호텔의 수많은 멤버십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력이 떨어지는 호텔들이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해외 체인 브랜드를 선호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업은 단기간에 큰 수익이 나는 사업이 아니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오너십 경영이 매우 중요한 업종 중 하나"라며 "기업을 인수해 단기간에 키워 재매각하는 것을 반복하는 사모펀드와 호텔과는 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라한호텔이라는 호텔 브랜드도 처음 들어본다"라고 전했다.
이에 라한호텔 정지선 홍보팀장은 "응대하지 않겠다"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