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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넷플릭스법 '통과'...ICT 생태계 확 바뀐다

2020-05-20 17:15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국회 본회의장.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권가림 기자]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인터넷 사업자는 앞으로 디지털 성범죄물을 삭제해 이른바 'n번방 방지법' 사태를 사전 예방하는 의무를 갖는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제공업체(CP)는 국내 CP들이 이미 적용 받고 있는 망사용료 기준을 적용받을 전망이다. 요금인가제도 30년 만에 사라지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간 요금제 출시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제20대 국회는 20일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계류 중이던 주요 법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사적검열 논란 속 'n번방 방지법' 통과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인터넷 사업자에 디지털 성범죄물을 삭제할 의무를 규정한 이른바 'n번방 방지법'이 이날 국회를 통과했다.

'n번방 방지법'의 정식 명칭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디지털 성범죄물을 삭제하고 기술적으로 접속을 차단해 유통 방지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이 불법 촬영물 유통방지 책임자를 지정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매년 투명성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IT업계는 여전히 사적검열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사업자가 불법 촬영물을 삭제해야 하는 의무 때문에 인터넷 카페나 비공개 블로그 등을 사적 검열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법인지 여부를 사업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또 n번방 사건은 텔레그램 등 주로 해외 플랫폼에서 발생했는데 자율 규제와 기존 법령에 따라 조치를 취해 온 국내 사업자만 규제 대상이 될 뿐 해외의 폐쇄적 커뮤니티를 규제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는 "일반에 공개된 게시판이나 대화방을 기본 대상으로 하는 법일 뿐 개인 간 사적 대화까지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며 "해외사업자에게도 법이 적용되도록 법제를 정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에 망 사용료 청구 가능…"협상 발판 마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돼 일부 해외 콘텐츠 사업자가 국내 인터넷 인프라에 무임승차해 수익을 올리는 것에 대한 규제도 이뤄지게 됐다. 개정안에는 그동안 통신사업자에게만 부여됐던 '망 안정성 유지' 노력이 인터넷사업자들에게 부과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CP도 이용자 보호를 위해 망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CP도 국내CP들이 적용 받고 있는 망사용료 기준을 적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는 통신망을 제공하는 통신사에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망사용료를 지불한 반면 글로벌 CP에는 국내 법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망사용료를 제대로 부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법안 통과에 따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와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한국법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넷플릭스가 인터넷망 운영과 증설과 망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CP와 망 사용료에 대한 협상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법안 통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 재판도 법의 영향에서 완전히 무시한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요금인가제 30년 만에 폐지…통신3사 요금제 경쟁 치열해질 듯

아울러 지난 1991년 처음 도입된 요금인가제도 30년 만에 없어지게 됐다. 

요금 인가제는 유무선 통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신규 요금제 출시 또는 기존 요금제 인상 시에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2, 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는 별도의 인가 없이 신고만 하면 된다.

앞으로는 통신 요금 '인가'가 '신고'로 전환된다. SK텔레콤이 새 요금을 내거나 요금을 올릴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를 하면 과기부에서 15일 내 접수 혹은 반려를 결정하는 식이다. 

통신업계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경쟁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고 SK텔레콤이 요금제를 정하면 후발사업자들이 이를 기준으로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행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신 3사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요금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며 "SK텔레콤의 경우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는데 요금제를 올려 소비자를 뺏길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오르려면 담합 밖에는 없는데 공정거래법에서 금지돼 있어 충분히 상호적으로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다양한 가격대를 내놓으며 좋은 경쟁 체제로 갈 것"이라고 했다. 

요금인가제 폐지와 함께 기간통신사업자의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연장도 이날 국회 문턱을 통과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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