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편집국]거인의어깨 김형일대표의 입시칼럼 ‘김형일의 입시컨설팅’에서는 올해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좀 더 쉽게 정리된 내용으로 ‘2021학년도 입시칼럼’을 연재합니다.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입시를 자세하게 그리고 알기 쉽게 궁금한 점들을 Q&A형태로 체크해 드립니다. 수험생 및 학부모님들에게 올바른 입시전략 수립에 많은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편집자주>
80여 일간의 등교개학 연기 끝에 실시된 교실 수업. 이에 따른 학사일정도 어느 정도 연기가 되다보니 교실 분위기는 어수선하고 정신없다. 선생님들은 밀린 진도와 수행평가를 챙기시고, 중간고사 준비도 이제 한창이다. 원래대로라면 5월 중에 중간고사를 실시하고 6월 4일 평가원주관 모의평가를 치렀어야했지만, 6월 모의평가가 2주 미뤄지는 통에 학교별로 중간고사와 일정이 상당부분 겹치게 되었다.
◈ ‘6월 모평’의 통상적 의미
수능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에서는 수능 이전인 6월과 9월에 두 번의 모의평가를 실시한다. 정시모집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에게는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수시모집에 지원을 하려는 수험생들에게도 이른바 ‘6월 모평’과 ‘9월 모평’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지원하려는 수시모집 전형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설정되어있는 경우다. 대부분의 학생부교과전형과 일부 학생부종합전형에, 그리고 상당수의 논술전형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설정되어있다. 지원을 결정하기 이전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며 그 판단의 기준으로 ‘6월 모평’과 ‘9월 모평’이 사용된다.
고3 수험생들이 거의 매달 접하게 되는 학력평가와 EBS연계교재 등의 문제와는 달리 6월, 9월 두 번의 모의평가는 수능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출제하기 때문에 올해 수능시험의 출제경향을 미리 점쳐볼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새롭게 등장하는 이른바 ‘신유형’은 수능시험에 느닷없이 등장하기보다는 6월과 9월 두 번의 모의평가를 통해 먼저 선보이게 된다. 1교시 국어영역의 화법과 작문 파트에서 복합형 지문이 출제가 된다거나, 2교시 수학영역에서 최근 10번대 후반에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문제가 등장한다거나, 3교시 영어영역의 밑줄 영문풀이와 같은 신유형들은 모두 수능 이전의 6월, 9월 모의평가에서 먼저 선보였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렇게 수능시험의 출제경향을 예상해볼 수 있다. 물론 평가원 입장에서도 두 번의 모의평가를 통해 난이도를 조절하게 된다.
◈ ‘6월 모평’의 조금은 특별한 의미
수시모집에 지원을 하게 되는 수험생 입장에서 ‘6월 모평’은 조금 특별하게 다가온다. 우선, 6월 모평의 성적표를 통해 수시지원에서 지원 대학의 기준점을 잡을 수가 있다. 수시지원은 무작정 내가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 가능한 적정 수준의 대학을 선정해야 하며 그 기준이 되는 것이 ‘6월 모평’이 되는 것이다. 전국의 모든 고3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며 재수생들도 상당수 응시하는 최초의 시험이기 때문에 전체 수험생 사이에서 나의 위치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이후에 치르게 될 ‘9월 모평’도 있지만,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 수시원서접수를 해야 하므로 더더욱 ‘6월 모평’의 가치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9월 모평’의 시험범위는 고교 교육과정 전범위인데 비해 ‘6월 모평’은 전 범위가 아니기는 하지만 최상위권과 상위권을 차지하게 되는 재수생들이 등장한 시험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 체크리스트
우선, 가채점을 정확하게 해 보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9월 모평’의 경우 성적표를 받기 이전에 수시 원서접수를 해야 한다. 물론 수능시험 때도 마찬가지다.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 자신의 수능점수를 최대한 정확히 체크해서 수능시험 이후에 있을 대학별고사 대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서강대 학생부종합(2차)전형의 경우 수능 이후에 자기소개서를 입력하게끔 되어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수능시험은 시험지를 가지고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수험표 뒷면 등에 정확히 자신이 표기한 답을 적어오는 요령도 연습을 통해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이다. 가채점과 답안 체크에 필요한 시간도 별도로 염두에 두어야함은 물론이다.
다음으로,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사실 고3 교실 현장에서는 ‘6월 모평’ 이후로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지는 경향이 많다.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 집중하겠다는 학생들이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생각보다 오르지 않는 성적을 탓하며 좌절하는 학생들도 등장한다. 반대로 좀 더 열심히 하면 수능성적은 지금보다 훨씬 잘 받을 거라는 희망을 갖는 학생들도 생긴다. 물론,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성적은 충분히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과제물과 수행평가, 자기소개서와 대학별고사 준비 등으로 바쁜 고3에 비해 하루 종일 오로지 수능공부만 하면 되는 재수생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BS연계교재에 대한 지나친 몰입은 자칫 득보다는 실이 커질 수 있다. 물론 국어의 문학 부분이나 영어에서 지문의 익숙함은 수험생 입장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연계교재의 지문을 암기하다시피 하는 것은 절대로 하지 말자. EBS교재를 한 번도 풀어보지 않은 수험생은 없을 것이다. 내가 익숙한 지문은 다른 수험생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기억하자. 오히려 실전에서 이 지문이 연계교재에 나왔던 것인지 알쏭달쏭하여 고민하다가 시간을 손해 보거나 착각을 해서 오답을 선택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EBS연계교재는 수능을 보기 전까지 풀게 될 많은 문제집 중에 하나 정도로 생각하자. 이미 1학기 내신을 준비하며 충분히 풀어보았을 것이니 말이다.
‘6월 모평’은 글자그대로 ‘모의 평가’이다. 진짜 목표는 수능시험이다. 수능 이전의 두 번의 모의 평가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확실하게 대비를 하고 본시험인 수능에서는 약점이 보완되어 보다 좋은 성적을 얻어내는 것이 모의 평가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일 것이다. 아무쪼록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시기의 대한민국 모든 수험생들의 건투를 빈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대표
[미디어펜=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