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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코로나 극복 동맹…'사법 리스크' 발목 안된다

2020-07-21 15:39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남양주연구소에서 2차 배터리 회동을 가졌다.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의 만남은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여 만의 '2차 회동'이다. 정 부회장은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남을 가졌다. 

총수들의 행보에서 유례없는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감이 읽힌다. 동시에 4대 그룹 총수들이 위기극복을 위해 협력하는 신선한 희망에 기대감도 든다. 미래 먹거리를 찾아 사업협력을 논의하는 그룹 총수들의 벽을 허문 스킨십이 답답한 현실에 조금이나마 위로와 안도감을 준다.   

대기업 총수들의 시간은 미래를 향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전시상황이나 다름없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따로 또 같이' 한국 산업 경쟁력 향상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두 번째 만남에서 삼성SDI가 개발 중인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협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연구소는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의 메카다. 배터리 협력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 등 미래차를 주제로 두 총수는 폭넓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총수들의 직접 회동인 만큼 미래 협력은 속도감 있게 추진 될 것이다. 아래서부터 절차를 밟을 만큼 어물쩍 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다급함이기도 하다.  

재계의 일촉즉발 위험 리스크와 너무나 다른 게 정부다. 대한민국 대표 기업을 겨냥한 정치권의 생각은 요지부동이다. 그린벨트를 놓고 혼란상을 겪는 이 정부의 답은 하나다. 소득주도성장도 최저임금도 모두 남 탓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취업 준비생은 삼성을 꿈꾼다. 삼성에 대한 정서법 위반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계 1위 총수답게 대한민국의 경제 활성화에 결정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 실종 시대에 그나마 경제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방한한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5대 그룹 총수들의 승지원 '깜짝 회동'을 주선하는 등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남양주연구소에서 2차 배터리 회동을 가졌다. 난해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정 부회장, 구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참석한 만찬 회동에도 이 부회장이 '가교' 역할을 했다. 당시 손정의 회장은 자신의 차량에 이 부회장을 태워 시내 모처에서 열린 만찬장까지 이동하는 등 한·일 경제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인의 각별한 사이가 화제가 됐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힘이다. 이번 배터리 협력 모색을 계기로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과거와 달리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할 지도 주목된다. 이들이 합치면 대한민국의 어벤저스다. 그 중심에 선 이재용 부회장은 역설적으로 피의자 신분이다.  

국내 경제계를 이끄는 그룹들의 협력 모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사그러 들지 않고 있다. 삼성과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은 4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특정 기업과 특정 기업인이 이처럼 장기간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 등과 관련해 1년 7개월간 수사를 벌이며 삼성 임직원들을 100여 차례 소환 조사하고 압수수색만 50여 차례 벌였다. 그 이전에 벌어진 '최순실 사건 재판' '노조 와해 의혹 수사' 까지 거스르면 이 부회장에 이미 1년 가까이 금어의 신세를 거쳤다.

삼성과 현대는 지금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발길을 멈추지 않는 이 부회장은 ‘졸면 죽는다’라는 말처럼 기업 생존을 위해 뛰고 있다. 검찰의 시간은 너무나 느리게 흐른다. 느린 게 아니라 정부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시간벌기, 눈치보기다. 

답은 있다. 지난달 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제도가 도입된 후 8번의 심의 중 유일하게 삼성에 대해서 심의위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있다. 

검찰의 자존심인가, 1년8개월에 걸친 50차례의 압수수색, 110여명에 대한 430여차례의 소환조사, 40만 쪽에 대한 수사기록, 4년 동안의 수사. 이제 검찰은은 결정해야 한다. 기소를 못 한다면 대한민국 검찰이 아니다가 아니라 애초 이런 수사는 없었다. 삼성의 시계는 돌아가야 한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돌아가야 한다.

숱한 흠집에도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정치가 4류 5류로 떨어져도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류다. 세계가 인정하는 데 우리 안에서 싸움은 멈춰야 한다. 정치가 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추락했다.
 
정치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기업의 대한민국이다. 요원하긴 하겠지만 대한민국의 국위는 기업이 정치보다 앞서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정치인이 변해야 한다, 수사심의위원회의 결과에 대해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고 강변하지 말라. 그게 민의다. 민의는 천심이다. 민의가 이반하고 있다. 

기업의 정의를 부르짖었던 이들 스스로가 정의에 무너지고 있다. 정치의 독주가 사법 정의와 입법의 허수아비를 만들고 있다. 유례없는 위기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4년의 지난한 세월은 고무줄 법 잣대를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삼성에 대한 마녀사냥은 멈춰야 한다. 4년을 탈탈 털고도 기소와 불기소 사이에 있는 이유를 검찰은 알고 있을 것이다. 법은 조문에 의하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이 정부는 법보다 사람에 충성하는 것을 먼저 실천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을 모르는 정치인은 남 탓만 한다. 왠지 이 정부는 모두가 남 탓이다.   

대기업을 볼모로 정치의 과를 경제에 덮어 씌어서는 안된다.  수사심의위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내부의 갈등을 감추기 위해 승자없는 패자의 싸움인 삼성과의 전쟁을 멈춰야 한다. 정치가 경제를 탓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금 국민의 눈에 위태로운 것은 사법의 정의다. 사법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기구의 대표들이 내린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산다. 

[미디어펜=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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