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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르노삼성 웃게 하는 수입국산차 매력은?

2020-08-21 11:32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해외본사에서 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시장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이런 모델들을 통해 손쉽게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생산 차종 못지않은 판매 실적 등 장점이 많다. 더욱이 소비자들은 기존의 국내완성차 서비스망을 활용하며 수입차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이다. 

유럽 1위 전기차 르노 조에 /사진=미디어펜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모기업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쉐보레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볼트EV 등을 들여와 판매하며 올 들어 7월까지 수입차로만 7998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한국지엠의 7개월간 내수 판매실적의 16.6%에 달하는 규모다.

가장 큰 인기를 끈 차종은 픽업트럭 콜로라도로, 4000만원 전후의 가격대에도 올해 7개월간 3176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중상위 트림 가격이 5000만원이 넘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역시 2567대가 판매됐다.

콜로라도는 픽업트럭의 본고장 미국에서 건너온 정통 픽업이라는 점을 앞세워 국산 픽업트럭인 쌍용자동차 코란도 스포츠와 차별화하며 탄탄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콜로라도는 전문 수입차 브랜드의 차종들과 견줘도 미국산 수입차 중 최다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미국에서는 미드사이즈(중형) SUV로 분류되는 트래버스 역시 국내 시장에서는 대형 SUV 중에서도 가장 큰 차체와 넓은 실내공간, 고배기량 엔진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동력성능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트레버스는 7월 들어서는 포드 익스플로러를 제치고 수입 대형 SUV 1위를 차지했다.

순수전기차 볼트EV는 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첫 출시 시점인 2018년에 비해서는 다소 인기가 시들한 모습이지만 올해 7개월간 1357대의 판매실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오랜 기간 신뢰성이 검증된 GM의 대표 전기차 모델이라는 점이 볼트EV의 강점이다.

프랑스 르노를 모기업으로 둔 르노삼성자동차도 지난 5월 소형SUV 캡처 출시를 계기로 국내 시장에서의 수입차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르노 브랜드로 판매되는 캡처는 당초 같은 차급에 속한 르노삼성 브랜드의 국산차 XM3와 판매간섭이 우려되며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가격경쟁력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캡처는 세단형 SUV인 XM3와는 또 다른 매력을 어필하며 출시 첫 달인 5월 450대를 시작으로, 6월 292대, 7월 364대가 판매되는 등 세 달간 1125대가 판매됐다.

미니버스와 밴으로 판매되는 소형 상용차 르노 마스터도 지난 3월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계기로 판매가 늘고 있다. 7월 433대 등 올해 누적 1351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마스터는 현대자동차의 소형 상용차 스타렉스·포터와 대형 밴 쏠라티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상용차 중에서는 유일하게 전륜구동 방식으로 우천이나 도로결빙시 주행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어필하고 있다.

독보적인 존재감의 한국지엠 대형SUV 쉐보레 트레버스. /사진=미디어펜



캡처와 마스터 등 르노삼성이 판매하는 수입차의 7월 판매실적은 도합 797대로 내수판매의 12.6%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국내 시장에서 중견 완성차 업체들에게 10% 이상의 물량을 더해주는 수입차들의 존재는 소중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수입차를 들여와 판매하면 큰 리스크 없이 라인업을 다양화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르노삼성자동차 QM3의 후속모델 르노 캡처. /사진=미디어펜


한국지엠 아메리칸 정통 픽업 쉐보레 콜로라도 /사진=미디어펜



국내에서 신차를 개발해 생산하려면 3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해 수년 간의 개발 및 검증 기간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경우 감당해야 할 리스크도 크다.

하지만, 해외에서 판매 중인 차종을 들여 오면 비용이나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반응이 좋지 않더라도 설비시설 변경 등의 별도 단종 절차 없이 재고물량만 소진 시키면 돼 경제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

또 신차주기를 조절하기도 유리하다.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르노의 소형차 클리오를 들여와 판매했고 비슷한 차급의 신차가 출시되며 구형 모델에 속하는 클리오를 판매중단하고 다음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지엠의 경우 대형 세단 라인업에서 쉐보레 임팔라가 사라졌지만 그에 따른 타격은 없다.

이들의 해외 모기업인 GM과 르노 입장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시장들의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안정적인 통제와 개별소비세 감면 등의 내수진작 정책으로 시장 상황이 좋은 한국으로의 수출 확대는 반가운 일이다.

물론,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하는 수입차는 물류비용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완성차보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생산부터 인도까지 수 개월씩 걸리는 특성상 재고 관리 차원에서 다양한 트림과 옵션을 운영할 수 없다는 점도 단점이다.

하지만 '수입차'의 희소성을 갖추면서도 완성차 업체들의 촘촘하고 편리한 서비스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다. 가격도 전문 수입차 브랜드들이 판매하는 동급 차종에 비해 공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앞으로도 모기업의 경쟁력 있는 모델들을 들여와 국내에 판매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이미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한 '조에'를 들여와 지난 18일 판매를 개시했다.

한국지엠의 경우 기존 판매 라인업 외에도 풀사이즈 SUV인 쉐보레 '타호'와 트레일블레이저의 상위 모델인 '블레이저', 콜로라도의 형님 격인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 등을 차기 수입 모델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다양한 차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활용해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수입브랜드에 비해 A/S와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점에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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