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창이 지지율 급부상으로 차기 대권구도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사실상 ‘2강 체제’를 구축하면서 그에게 정치적으로 힘을 실어줄 인맥들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 언급되는 인맥들이 보수와 진보 등 이념을 가리지 않고 걸쳐있는 탓에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를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4·7 재보궐선거 이후 이른바 ‘반문재인’ 빅텐트 구성에 붙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2일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윤 전 총장의 인맥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민주당 대표의 지낸 정대철, 김한길, 정동영 전 의원과의 연결고리다. 이들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반대편에 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여주지청장으로 좌천됐던 윤 전 총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서 폭탄 발언을 했을 때 측면 지원한 인연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최근 ‘미디어펜’과 만나 “윤 전 총장과 관계가 언급되는 인사들이 과거 민주당 내에서 유력 정치인으로 평가되던 분들”이라면서 “이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제 3지대 세력 형성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3월 4일 전격적으로 사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대검찰청 제공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연결고리도 존재한다.
검찰 출신 현역인 권성동, 권영세, 정점식, 유상범 의원 등이 윤 전 총장과 개인적인 인연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린 안대희 전 대법관은 조언 그룹으로 지목된다. ‘충청 대망론’을 이룰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충청의 맹주격인 정진석 의원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이 민주당이나 소위 친문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문재인 정권의 법치 파괴를 비판하고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과 방향이 같다. 같이 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윤 총장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압박했던 것에서 유화적 태도로 바뀐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정치권의 큰 관심사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 측은 윤 전 총장과 “통했다”며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은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서울시장-윤석열 대권’이라는 시나리오를 제기하고 있지만, 국민의당의 현재 위치를 생각하면 과연 윤 전 총장이 안 대표와 손을 잡을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3석 짜리 정당 대표와 (잡겠느냐). 잡자는 사람이 수두룩한데...(안 대표가) 서울시장이 됐을 경우에는 몰라도"라며 "안 대표가 한창 떴을 때 '내 멘토가 300명쯤 되는데 그 중에 한 분'이라고 한 것처럼 윤 전 총장은 '내 300명 중 하나'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전 총장이 향후 행보를 지원할 인력과 조직 구성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측근에서 실무를 담당할 인물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언론 대응을 담당할 대변인을 찾고 있다고 들었다. 누구를 임명하느냐에 따라 그의 인사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치권의 관심 속에 정작 윤 전 총장은 3~4월 중 특별한 외부 활동 계획이 없다고 선언했다. 퇴임 이후 활동 계획을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의 법률대리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최근 취재진에게 “윤 전 총장은 현재로서 3~4월 중에 강연이나 외부 활동 등 특별한 활동을 할 계획이 없다”면서 “공보 활동의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며 또한 특별한 구조를 준비해 둔 것도 아니다. 3~4월 중에 필요성이 있으면 적절한 방법을 구축해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윤 전 총장은 모든 일이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이므로 우선 정돈을 하고 소송 마무리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