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부동산 정책 수정 의지를 확실하게 드러내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당의 부동산 정책 논의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친문계’ 인사가 대거 포진된 신임 지도부에서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두고 엇박자가 나오면서 험로가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는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송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부터 무주택자 담보대출을 9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달 1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을 갖고자 하는 젊은이한테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를 40%, 60% 다 제한해버리면 10억원짜리 집을 산다고 하면 4억원밖에 안 빌려주겠다는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어 "6억원이라는 돈이 없는 사람은 집을 살 수가 없다. 은행에 의존하지 않는, 현금 가진 사람들이 '줍줍'이라고 해서 다 가져가는 것"이라면서 "최초의, 자기가 갖는 분양 무주택자에게는 LTV, DTI를 90%씩 확 풀어서 바로 집을 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첫 최고위에서도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우리 당에서 당정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다만 부동산특위가 논의해왔던 △1주택자 재산세 감면 확대(6억에서 9억으로 조정 등) △종부세 완화 △임대사업제 세제 혜택 등에 대해서는 지도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여당 주류인 친문계는 종부세 완화를 두고 ‘부자감세’라고 반발해온 만큼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실제 새 지도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종부세 완화 기류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종부세 완화는 잘못된 처방”이라며 “주택연금 확대나 이연납부 도입 등으로 소득이 부족한 종부세 납부자들의 실질 부담을 줄여주는 미세조정을 할 수 있지만 투기억제, 자산격차 해소라는 보유세 강화 원칙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강 최고위원은 종부세 완화에 반대하는 당 핵심 지지층에 힘입어 득표율 2위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최고위원 5명 중 4명을 친문계가 차지한 만큼 향후 당내 논의 과정에서 친문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또한 종부세 등 세제개편 논의는 당내 교통정리뿐 아니라 정부와 조율도 필요하다. 당 지도부가 4일 정책 리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된다면 당에서는 당정협의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송 대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민주당 정부'라고는 했지만 정책 주도권은 당보다 청와대가 쥘 때가 많았다"면서 부동산 문제는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면서도 당 중심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당정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