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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쌍용차 기업가치, 미래시장 가능성 집중 필요

2021-07-03 09:49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의 계속기업가치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자동차 시장 전망치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따라 쌍용차의 미래가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쌍용차는 보도자료를 내고 "법원 조사위원의 보고에 따르면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약 9820억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조사위원인 EY한영회계법인과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각각 조사보고서와 관리인 보고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쌍용차 평택 공장 모습/사진=연합뉴스

쌍용차는 EY한영회계법인이 보고서에서 회사의 계속기업가치를 평가하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시장 조사 기관인 LMC 오토모티브와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자동차 시장 전망치를 각각 적용해 2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IHS의 전망치를 적용할 경우 계속기업가치는 약 6200억원으로 청산가치가 3620억원가량 더 높게 나왔다. 이는 IHS가 2027년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점유율이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반면 향후 SUV가 꾸준히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 LMC의 전망치를 적용하자 쌍용차의 계속기업가치는 약 1조4350억원으로, 청산가치를 오히려 4530억원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쌍용차는 전했다.

쌍용차 측은 기업에 대한 향후 기업에 대한 가치에 무게를 강조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청산 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나 채무자의 잠재력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할 경우 기업가치는 추정된 수치를 초과할 수 있으며 M&A가 성사될 경우 인수자의 사업계획에 의해 시너지가 발생해 기업가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인가 전 M&A가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의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용원 관리인은 보고서 제출 이후 회생절차 진행과 관련해 "현재 매각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과 함께 다수의 인수희망자와 접촉하고 있어 M&A의 성공을 확신한다"며 "M&A 이외에도 자구계획을 포함한 다양한 회생 방안을 검토 및 실행 중에 있으므로 쌍용차는 반드시 기업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의 SUV인기와 발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경우 향후 SUV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쌍용차의 전체 라인업이 SUV를 위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시장 전망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의견은 수출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쌍용차 실적만 봐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충분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이후 승용차 판매량에서 SUV와 같은 다목적차량(RV)의 판매가 세단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전체 승용차 판매량 385만9991대중 176만8155대로 전체 판매량의 45.80%에 불과했던 다목적차량이 2017년에는 전체 승용차 판매량 373만5399대중 192만5650대로 51.55%를 차지하며 세단의 판매량을 앞질렀다. 

이후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가던 SUV는 지난해 전체 승용차 판매 361만2587대중 219만0424대가 판매되며 전체 60.63%를 차지하며 확실한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인기의 원인은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단순하게 소득 수준의 향상, 나아가 이로 인한 '레저붐' 확산으로만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몫을 한 것은 인정할 부분이다. 또 21세기 들어 자동차 플랫폼 기술의 발달이 SUV확산을 부추겼다.

승용차와 SUV의 뼈대가 뚜렷하게 구분되던 시절, SUV는 높은 개발비가 부담이었다. 이 때문에 SUV는 전문 메이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하나의 플랫폼으로 세단과 해치백, 나아가 SUV까지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SUV 모델들이 등장했다. 개발 비용과 생산원가가 큰 차이가 없다면 가격이 높은 SUV 판매가 유리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SUV라인업이 빠르게 확산했다. 정작 문제는 브랜드였다. 반세기 넘게 소비자 뇌리에 각인됐던 승용차와 달리, SUV는 뚜렷한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했다.

쌍용차 평택 공장 모습/사진=연합뉴스

결국, 이전 승용차(또는 미니밴) 브랜드를 앞세워 SUV라인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승용차의 가지치기 모델로 SUV가 등장한 셈이다.

또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부분도 있다. 세단보다 공간성과 활용성이 높은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며 판매량이 치우치자 SUV를 위주로한 정책을 발표하는 곳도 생겨났다. 대표적인 것은 GM이다. 

GM은 글로벌 생산기지 중 세단의 생산공장들을 정리하고 향후 SUV와 픽업트럭분야에 집중하며 향후 미래차인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에 집중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GM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에서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지만 제조사들의 정책변환까지 가세하며 향후 SUV인기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이에 차급을 변경하는 상황도 나왔다. 대표적인 모델은 기아 쏘울이다. 쏘울은 출시당시 박스카 영역에 기아가 뛰어들 수 있게한 차다. 

현재국내에서는 단종 됐지만 단종직전 SUV로 차급을 변경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에서는 처음 운전을 시작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패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다.

이 같은 대세에 고급차브랜드에서도 SUV를 출시하며 판매량을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가 GV80을 통해 브랜드 저변확대에 나섰고 GV70도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브랜드 저변확대의 전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고급차 전문브랜드와 슈퍼카 전문브랜드에서도 SUV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오히려 주력모델을 SUV로 내세우는 경우도 생겨났다. 

나아가 미래차분야에서도 SUV의 가능성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기존 세단보다 공간활용성이 높은 SUV와 같은 형태의 차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성이 좋아진 SUV들이 등장하며 일부 매니아 층의 전유물이던 SUV가 누구나 타고 선호하는 차량으로 자리했다"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익성개선 측면에서 세단보다 유리하고 고객입장에서는 높은 활용성이 장점으로 다가오며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은 것이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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