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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2Q 적자 1조원 넘을까…원가 부담·정책 비용 영향

2021-08-12 13:22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전력공사의 2분기 실적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적자전환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올 2분기 예상 매출은 13조원에 달하지만, 1조2000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57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전분기 대비 1조7000억원 이상 급감한 수치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조5000억원 이상 하락하는 등 적자전환이 점쳐지고 있다.

국제유가·석탄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구입전력비가 증가한 것이 이같은 현상을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분기 3조4756억원이었던 구입전력비는 올 1분기 4조9989억원으로 높아졌으며, 2분기는 5조3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한전 나주 본사/사진=한국전력공사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도 한전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SMP는 지난해 11월 kWh당 50원선에서 올 1분기 75원 수준으로 높아진 데 이어 2분기 평균 80원까지 올라섰다.

SMP는 한전이 발전공기업과 민간 발전사로부터 구매하는 전력 가격으로, 전기요금이 묶여있는 동안 SMP가 상승하면 한전이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결국 올해 도입하기로 했던 연료비연동제가 2차례 미뤄지면서 한전의 수익성이 조각난 셈이다. 

발전단가가 높은 에너지원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비용부담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1~5월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은 5만9961GWh(26.5%)의 전력을 생산했으나, 올해는 7만2337GWh(31.0%)로 많아졌다. 이에 따라 한전의 구입액도 같은 기간 6조3831억원에서 7조628억원으로 증가했다.

재생에너지도 발전량이 1만4559GWh(6.4%)에서 1만8207GWh(7.8%)로 늘어났고, 한전의 구입액도 7201억원에서 8644억원으로 증액됐다. 반면, 석탄화력의 발전 비중은 34.4%에서 31.2%, 원자력은 30.0%에서 28.3%로 떨어졌다.

업계는 SMP가 100원을 돌파하는 등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3분기 전기요금도 동결됐다는 점에서 다음 분기 성적표도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지난해 3분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LA 유니버셜스튜디오 내 설치된 태양광 패널(왼쪽)·댈러스 DFW 공항 인근 풍력발전기/사진=미디어펜



산업부가 4분기 요금 인상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점도 향후 실적에 암운을 드리우는 요소로 꼽힌다.

전기요금은 물가 가중치가 높아 조정시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항목으로,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요금 인상 등 사실상 탈원전을 비롯한 에너지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도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는 원가 부담 등을 이유로 연료비연동제를 시행, 4분기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국인을 비롯한 한전 주주들의 불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대 성수기인 3분기도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으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 등 정책비용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조정단가 인상이 이뤄지지 않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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