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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연합포럼 "정부의 재정·정책 지원 속도 내야"

2021-10-13 17:26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 축적과 인공지능(AI)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이 이미 자율주행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서두르는 만큼, 정부가 재정·정책 지원에 속도를 낼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13일 오전 10시 '미·중 자율주행차 경쟁 현황 비교 및 시사점'을 주제로 제6회 온라인세미나를 개최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Aptiv)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은 신규 사명으로 '모셔널(Motional)'을 공식 발표하며 현대차그룹과의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아 모셔널 브랜드를 래핑한 제네시스 G90를 공개한 바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정만기 KIAF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자율주행차의 핵심 경쟁력은 각종 센서를 통한 대규모 주행 데이터 축적과 이를 분석, 판단하는 인공지능에 달려있다"며 "중국은 일반인을 상대로 무인택시 상용서비스에 돌입했고, 바이두는 베이징 전 지역에 로보택시를 운영하면서 대량 주행데이터를 축적하는 반면, 우리는 AI 인력 등 기술 기반이 약하고 각종 규제로 산업발전이 더디다"라고 지적했다.

컨설팅 기업 매켄지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은 2040년 약 9000억 달러(약 107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 기업은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미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구글 웨이모는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이미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GM 크루즈는 약 3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 바이두도 지난해 4분기에만 56억7000만 위안(9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김용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연구원은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의 절반 이상을 미국과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어 향후 양국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은 빅테크, 완성차, AI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개발에 참여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라면서 "무엇보다 미국은 불필요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규제가 자율주행차 기술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유연한 규제체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 달리 완성차 업계가 아닌 바이두, 알리바바 등 빅테크 업체가 주도해 자율주행차를 개발ㆍ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2017년 공업정보화부 3개년 행동계획 마련,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 지원 제도 정비 등 정부 주도의 산업육성정책이 특징이다.

김 연구원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소비자 수용성이 높고 세계 1위 AI 국제특허 기술과 자체 고성능 반도체 기술력을 빠른 속도로 축적해가고 있어 앞으로 중국이 미국을 추격해갈 수도 있지만, 기업 자율성 위주의 유연하고 일관된 규제와 기술 중립 정책을 펼친 미국의 우위가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율차 산업은 장기적으로 성장이 확실한 분야로 대규모 투자가 지속할 전망이라 스타트업 육성, 해외기업과 전략적 제휴 및 인수합병에 등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AI 분야 석ㆍ박사 이상이 미국(1만295명)의 3.9% 수준인 405명, 논문 수도 중국(7만199편)의 10%인 6940편에 불과한 점을 고려해 AI 인력 양성을 위해 집중적인 재정지원과 유연한 학과 정원 규제 도입, 산업현장의 AI 전문가 양성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승우 서울대학교 전기정보학부 교수는 토론에서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센서를 포함한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원천 기술이 부족하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치 인정에 인색한 경향이 있어서 발전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에는 막대한 자본과 인력이 필요하기에 민관이 협력해 경쟁력을 가진 전문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원천기술 확보와 인력양성을 위해 기업 간 M&A 및 자본 참여를 장려하는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형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술 포용적이면서도 안전한 규제와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연구원은 "테슬라는 올해 말이면 누적 50억 마일에 이르는 실제 도로 상의 오토파일럿 주행을 기록해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수준의 데이터를 보유하게 된다"라며 "결국 실제 도로 상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데이터를 축적한 기업이 기술진보를 이룰 것"이라 지적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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