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그룹의 인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된 가운데 금융 계열사 인사에서도 파격과 혁신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그간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출신이 최고경영자(CEO)로 오는 관행을 깨고 외국계 증권사 출신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반면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압도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유임됐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외국계 증권사 출신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서 부문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으며,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서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하게 된다.
이번 인사는 여러 모로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이번에 물러나게 된 심종극 대표는 작년 취임해 임기가 아직 1년 남은 상태였다. 단, 심 대표가 1962년생이다 보니 ‘세대교체’를 테마로 한 이번 인사에서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 신임 대표는 1967년생으로 심종극 대표보다 5살 어리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을 거쳐 지난 2004년 골드만삭스 한국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작년 삼성증권 운용부문장으로 합류해 올해엔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장을 역임했다.
또 다른 측면에서도 서 대표의 기용은 파격적이다. 통상 삼성자산운용 CEO직은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출신이 맡아왔기 때문이다. 전임 심 대표 역시 삼성생명 FC영업본부장이었다. 그렇다 보니 서 신임 대표의 ‘출신’ 또한 삼성의 또 다른 시도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배재규 부사장 역시 한국투자신탁운용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사장과 부사장이 모두 바뀌는 격변의 시기를 앞두고 있다. 이왕 ‘새 판’을 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 꾸려진 만큼 새로운 시도를 통해 조직 분위기 쇄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증권의 경우는 장석훈 사장이 유임됐다. 증권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등 워낙 실적이 좋았던 데다, 지난 2018년 선임된 후 올해 연임에 성공한 장 사장의 임기 또한 오는 2024년 3월까지로 꽤 남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경우 올해 균형 잡힌 수익구조 시스템을 확립하는 성공적인 기간을 보냈기 때문에 장 대표 유임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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