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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코넥스' 툴젠 이전상장 후 침체 가속화

2021-12-14 15:06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넥스 시가총액 1위였던 툴젠이 지난 10일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이후 코넥스 시장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시가총액이 약 10% 감소한 상황에서 신규 기업들의 유입은 늘지 않는 상태라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넥스 시가총액 1위였던 바이오 기업 툴젠이 지난 10일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끝마쳤다. 코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락하며 많은 시장의 관심을 받았지만, 정작 툴젠의 ‘고향’ 격인 코넥스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툴젠은 코넥스 시가총액 1위 기업이었다. 이에 따라 툴젠이 떠난 지난 10일 기준 코넥스 시가총액은 5조1170억원으로, 전날의 5조8255억원 대비 12.2%나 감소한 모습이다. 대장주의 빈자리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지난 2013년 출범한 코넥스 시장은 초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설립된 중소기업 전용 증권시장이다. 회사가 커지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것은 코넥스의 취지와도 부합하기 때문에 잘못된 일이 아니다. 실제로 툴젠 포함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피엔에이치테크, 라온테크 등 총 10개사에 달한다.

문제는 나가는 회사는 있는데 들어오는 기업이 없다는 데 있다. 올해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켈스, 젬, 토마토시스템, 타임기술, 이성씨엔아이 등 5개사에 불과했다. 이는 코넥스 시장 개설 후 역대 최저치이기도 하다. 이 숫자는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50건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코넥스 상장기업 숫자는 2017년 29개, 2018년 21개, 2019년 17개, 2020년 12개 등으로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지난 1월 108억원에서 지난달 52억원까지 떨어졌다.

코넥스의 인기 하락은 달라진 투자 환경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 투자자(개인)들이 뛰어난 정보력으로 국내 주식은 물론 해외주식까지 직접 투자하는 시대에 코넥스 기업들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2018년 코스닥 상장요건이 완화되면서 상장에 관심 있는 기업들은 코넥스를 ‘패싱’하고 코스닥으로 직행하려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작년부터 장외시장 플랫폼이 급성장한 점도 코넥스 위축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넥스에 투자하려면 3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이 있거나 소액투자전용계좌를 생성해야 하지만, 장외시장 플랫폼은 개미들도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코넥스가 외면을 받는 상황이 오게 됐다는 것이다.

설립 10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를 맞은 코넥스를 살리기 위해서는 당국의 대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한 관계자는 “최근 예탁금 완화를 포함한 코넥스 활성화 방안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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