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와 더불어 배당 정책 등 주주환원 움직임을 보이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증시 조정 장세가 길어지며 해외 주식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동학개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와 더불어 배당 정책 등 주주환원 움직임을 보이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주당 6500원의 기말배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8월 실시한 주당 1500원의 중간배당을 합치면 연간 배당액은 총 8000원에 이른다. 지난 2015년 통합지주사 출범 이후 가장 큰 액수다. 이로써 SK는 주당 7000원이었던 지난해(2020년 회계연도 기준)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규모 배당 기록도 새로 썼다.
주주들에게 지급될 배당금 총액은 4476억원으로, 지난해(3701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점진적 배당 확대를 기본 원칙으로 재무 현황과 투자 규모를 고려해 배당 규모를 결정했다는 게 SK측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8일에는 KB금융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30%수준까지 높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되며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배당을 낮췄던 KB금융은 지난해 배당성향을 26%로 한 차례 끌어 올린 바 있다.
이번 배당성향 상향 발표는 앞으로 주주 친화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KB금융은 나아가 자사주 1500억원 어치를 소각해 주가를 부양할 계획도 전했다.
같은 날 CJ ENM도 물적분할 절차를 중단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CJ ENM은 지난해 11월 19일 물적분할을 통해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멀티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한다는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세를 겪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극심한 데다 정치권 등의 규제 움직임까지 더해지며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상장사들의 주주친화적 움직임이 지루한 조정 장세에 증시를 이탈하려는 동학개미를 붙잡기 위한 하나의 방책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일평균 국내 거래대금은 20조6541억원으로 지난해 11월 대비 3조6758억원가량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42조1072억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0년 4월과 5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가 2700대로 내려오면서 동학개미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상장사들 저마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방책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