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지난해 서울에서 월세가 낀 임대차 거래의 건수가 통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 매매로 이어지는 '사다리' 역할의 전세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및 주택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총 7만144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전세·월세·준월세·준전세로 분류되는 임대차 계약 중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를 뜻한다.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는 준월세,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는 준전세로 분류된다.
월세·준월세·준전세를 포함한 지난해 전체 월세 거래량은 종전 최다였던 전년도의 월세 거래량 6만783건을 넘어서며 최다치를 경신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된다.
월세 거래량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2만7000에서 2만8000건대, 2013년 3만6000건대, 2014년 4만2000건대, 2015년 5만4000건대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후 2016년부터는 감소세를 보이면서 2018년에는 4만8000건대로 줄었다.
그러다가 2019년 다시 5만건대로 올라선 뒤 2020년 6만건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 연속으로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준월세·준전세를 포함한 월세 낀 계약이 차지하는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월세가 낀 임대차 거래 비중은 지난 2019년 28.1%에서 2020년 31.1%으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37.4%로 2년 연속으로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25개 구 중 금천구는 지난해 유일하게 월세 비중이 전세 비중보다 높았다. 지난해 금천구의 임대차 거래 중 월세는 전체의 56.1%, 전세는 43.9%를 각각 차지했다. 지난 2020년까지는 금천구의 월세 비중이 30%를 넘은 적은 없었다. 거래량으로는 2020년 557건에서 지난해 2139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외 지역에서는 종로구(43.8%), 중구(43.5%), 강동구(42.5%), 강남구(41.6%), 마포구(40.9%), 관악구(40.2%) 등에서 월세 낀 계약의 비중이 높았다.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은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등으로 구성된 임대차 3법이 시행된 이후 집주인들의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 급등세가 지속 상승하자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월세 비중이 전세 비중보다 높았던 금천구는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낮아 서민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이라는 평을 받는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전세는 '돌려받는 돈'이라는 인식이 있어 전세 레버리지가 주택 매매까지 이어지기도 했다"라며 "월세 비중이 증가면서 이와 같은 주택 매매 '사다리 역할'이 어려워지며 임대 주택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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