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랠리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주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먹구름이 드리웠던 반도체주에 볕이 들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 반도체주가 미국발 투자 확대 호재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200원(1.67%) 오른 7만29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 역시 전 거래일보다 3500원(2.80%) 오른 12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 주식의 상승세는 지난밤 뉴욕 증시 내 반도체주가 랠리한 데서 기인한다.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37%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D램 반도체를 생산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은 8.16%나 치솟았다.
이 밖에 인텔(4.38%), AMD(3.91%), 퀄컴(3.83%), 엔비디아(3.18%), 브로드컴(2.75%)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들 반도체지수 상승을 견인한 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인 지난 1일(현지 시간)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반도체와 자동차의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하면서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의회에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산업 투자를 포함해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 산업을 육성하는 내용의 해당 법안에 대해 “내 책상에 올려 주면 당장 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법안은 ‘미국 혁신과 경쟁법’(USICA·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이란 이름으로 지난해 6월 상원을 통과한 바 있다.
하원에서는 해당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지연됐다. 그러나 지난 1월 25일 반도체산업에 520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하는 내용을 담아 ‘미국 경쟁법’(America COMPETES Act)을 마련, 지난달 초 법안을 가결시켰다.
하원이 경쟁법을 통과시키면 상원이 이미 통과시킨 혁신·경쟁법과 조율 과정을 거쳐 새로운 법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후 상원과 하원에서 다시 조율된 법안을 표결을 통해 통과시킨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제화된다.
이 법안의 핵심은 예산 투자를 통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를 미국 내에서 생산해 반도체산업도 키우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하는 데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앞서 미국의 반도체 제재 여부가 전해지며 수출 및 현지 생산 차질 등 우려가 커졌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시장에서는 미국 내 투자 확대 등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도 미국 내 반도체 생산과 관련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 관련 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오후 12시 기준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생산 장비를 만드는 원익IPS는 전 거래일 대비 4.05%오른 3만7250원에, 반도체 패키징 및 반도체 재료 생산을 하는 하나마이크론은 3.13% 오른 1만9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