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유례없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경제활동 침체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공포가 시장을 지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7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88포인트(p. 0.75%) 하락한 2631.43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301억원, 1146억원어치씩을 팔아 치우며,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 또한 전 거래일 대비 4.71p(0.53%) 떨어진 876.83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41억원, 314억원 어치 씩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 양 대 지수 모두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인 지난 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29% 하락한 2651.31에 장을 끝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2.16% 하락한 881.54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2700포인트, 900포인트를 지켜 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국내 증시 뿐 아니라 해외 증시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급락한 채 장을 끝마쳤다.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을 모아 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97.42포인트(2.37%) 떨어진 3만2817.3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7.79포인트(2.95%) 하락한 4201.0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2.48포인트(3.62%) 급락한 1만2830.9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달 4일 전고점에서 10% 이상 떨어져, '기술적 조정장'에 진입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날로 전고점 대비 하락폭이 20%를 넘어서며 ‘약세장’에 들어섰다. 다우지수가 조정장에 들어선 건 지난 2020년 2월 이후, 나스닥이 약세장에 진입한 건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뿐 아니라 국내 증시가 이처럼 약세를 보인 건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려 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실제 해당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는 등,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불안감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례 없는 원자재 가격에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경기 침체, 리세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현재 스태그플레이션 요소 중 경기 침체 가능성은 과거 석유 파동 대비 낮으나,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진적 긴축 스탠스는 경기 침체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