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을 오히려 비약적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데 성공한 키움증권이 내주 중 국내 9번째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융(IB) 사업의 구심점을 얻게 된 키움증권을 여세를 몰아 초대형IB 인가에도 속도를 붙일 것으로 관측된다.
키움증권(사진)이 내주 중 국내 9번째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종투사로의 도약을 목전에 뒀다. 금융위원회가 내주 개최하는 정례회의에서 키움증권의 종투사 지정 안건이 의결될 예정인데, 업계에서는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종투사의 기본 자격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포함해 특별한 제재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키움이 이번에 종투사로 지정되면 국내에서 아홉 번째 종투사가 된다.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헤지펀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할 수 있어 수익구조 다변화에도 유리하고, 명실 공히 타 대형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키움증권은 지금까지는 ‘중소형사’로 분류돼 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키움이 이번 종투사 인가에 이어 초대형IB 진출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이 넘어야 하는 초대형IB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인수금융이나 중견기업 대출 등 기업금융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말까지만 해도 2조5234억원(별도 기준)이었던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작년 연말 기준 3조7932억원으로 1년 만에 50%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종투사 기준을 충족시킨 여세를 몰아 초대형IB를 시야에 넣을 수 있는 상승세다. 이미 키움은 실적 측면에서는 작년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5위를 기록한바 있다.
물론 올해 상황이 작년과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국내 증시가 대외 변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키움증권의 주 수입원인 브로커리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고 증시 열풍이 일어난 지난 2020년 순익 순위 3위를 기록한 키움증권이 이듬해인 작년엔 5위로 밀려난 흐름도 비슷한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작년 대비 8.5% 줄어든 2441억원, 영업이익은 20.5% 줄어든 2762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난히 개인투자자들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 키움의 특징인 만큼 증시 열풍이 잠잠해질 경우의 타격도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 종투사 인가와 초대형IB로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략적 판단이 가능하다. 이미 키움증권 역시 IB 측면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 중인 만큼 종투사 인가를 통한 도약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8년 769억원 수준이었던 키움증권의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2019년 1197억원, 2020년 1371억원, 작년엔 1796억원 수준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IB 분야를 강조하는 것은 업계 전반적인 흐름”이라면서 “키움증권의 경우에도 IB 조직과 인력을 확대한 만큼 이번에 종투사 지정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