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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카우 결국 제도권 안으로…조각투자 플랫폼 ‘지각변동’

2022-04-21 14:01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당국이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거래하는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에 대해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는 것이 합당하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관련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의 ‘증권성’이 인정된 만큼 유사한 성격의 다른 플랫폼의 영업에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당국이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거래하는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에 대해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는 것이 합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사진=뮤직카우 홈페이지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각투자 스타트업 뮤직카우가 결국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게 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20일 정례회의에서 뮤직카우가 판매하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상품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조치를 의결했다. 

투자계약증권은 특정한 투자자가 타인과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그에 따른 손익을 귀속 받는 계약상의 권리를 지칭한다. 이는 조각투자 스타트업에 대한 금융 당국이 첫 번째 해석인 만큼 미술품과 명품, 한우 등에까지 미치고 있는 다른 조각투자 스타트업 사업에 대해서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에 당국이 뮤직카우 상품을 증권으로 판단한 근거는 뮤직카우의 운영 방식이 주식을 상장한 뒤 사고파는 것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뮤직카우가 거래하고 있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은 사실상 뮤직카우가 고안한 것이라도 봐도 과언이 아닌데, 음악 저작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뮤직카우는 앞으로 약 20년치 예상 저작권료 대금을 원작자에게 지불하고 저작권을 사온 뒤, 이를 주식처럼 쪼개 자체 플랫폼 내의 경매장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입찰에 참여해 저작권 청구권을 매수한 투자자는 해당 지분만큼 매달 저작권료 배당수익을 얻게 되고, 그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판매해 시세 차익을 낼 수도 있다. 쉽게 말해 뮤직카우가 증권거래소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 참여하는 투자자들 역시 국내주식이나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접근을 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조각투자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한 법령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뮤직카우는 전자상거래업과 통신판매업자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 11월 뮤직카우의 영업행위가 유사금융에 해당한다는 민원이 금융당국에 접수되면서부터 이번 결론에까지 이르렀다.

앞으로 뮤직카우는 자본시장법상 과징금과 과태료 등 제재 대상에 오르게 된다. 단, 당국은 당장의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투자자 보호 조치와 사업구조 개편 등을 조건으로 실질적인 제재는 일시 보류했다. 

앞으로 6개월 이내에 뮤직카우는 투자자 보호조치를 마련하고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을 사실상 분리해야 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 개편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기존에 발행한 청구권만 거래할 수 있어서 영업활동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의견은 갈린다. 길게 봤을 때 조각투자에 새로 참여하는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생기는 것은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기존에 이미 뮤직카우에서 투자를 하고 있던 투자자들로서는 시장이 위축되는 결과가 불가피하다. 제재 보류기간 동안 새로운 저작권료 청구권 발행을 할 수 없고 기존의 저작권료 청구권의 가치에도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뮤직카우는 증선위 의결 이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날부터 신규 옥션(경매)을 진행하지 않으며,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옥션을 서비스 개편 완료 시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기존에 거래되고 있던 곡들은 종전과 같이 마켓에서 매매를 원활히 지원하는 등 이용 고객을 위한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최근 급부상한 조각투자 방식에는 국내 증권사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이번 증선위 의결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막 시장이 성숙해 가는 단계에서 강력한 규제가 생겨난 셈이라 관련 업계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 측면에서 투자자 보호조치 보완 등 시장 건전성이 커지는 방향은 맞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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