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식 액면분할 계획이 하마터면 물거품이 될 뻔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증권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서다.
테슬라 액면분할이 하마터면 물거품이 될 뻔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증권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서다. 사진은 머스크 트위터 캡쳐화면.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쳐.
3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춘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29일까지 SEC에 액면분할 비율 등 구체적인 계획이 담긴 서류를 제출해야 했지만, 이 기한을 넘겼다.
머스크가 서류 제출을 지나친 건 최근 트위터 인수에 집중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앞서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56조원)에 인수하기로 트위터 이사회와 합의한 바 있다. 머스크는 인수 대금 가운데 대출로 230억달러를, 자신이 보유한 주식 등으로 나머지 210억달러를 마련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테슬라 지분 960만주를 매각해 85억달러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트위터 인수에서 자신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형 투자회사, 고액 자산가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머스크가 액면분할 관련 서류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슬라 주식을 보유 중인 투자자들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머스크의 과도한 사업 확장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선도 있다.
테슬라의 주가가 액면분할 발표 직후 고공행진 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3월 28일 다가오는 연례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주식 액면분할에 대한 투표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전격 액면분할을 발표했다. 이날 주가는 8.03% 급등하며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840억달러(약 102조원)나 늘어났다.
주식 분할은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것이 아닌 기존 주식을 쪼개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주가 부양책 중 하나다. 거래량이 너무 적거나 주당 가격이 비싸다는 판단이 들 때 실시된다.
유통 주식 수가 많아지면 거래가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 또 주당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가가 싸 보이는 착시 효과도 얻게 된다. 주식 분할과 함께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을 기대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머스크의 액면분할 서류 미제출은 액분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투자자의 기대에 완전히 배치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몰두하며 정작 테슬라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아무리 ‘일 중독’인 머스크라지만 트위터까지 5개의 기업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 자체에 집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머스크가 테슬라, 스페이스X 등에 가장 집중하는 만큼 트위터의 경우 직접 운영보다는 자신과 뜻을 함께할 다른 사람에게 맡길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SEC 서류 제출 일정은 다시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테슬라는 오는 8월 2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분할을 결정할 예정이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