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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국정농단’ 주홍글씨 지운 이재용

2022-08-12 11:11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특별 사면 명단에 포함되면서 6년 만에 ‘국정농단’이라는 주홍글씨를 지울 수 있게 됐다. 다만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문제 관련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사법리스크 해소는 당분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8.15 특별사면’ 브리핑을 열고 “경제 활성화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최근 형 집행을 종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복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7일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주요 시장 출장을 위해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앞서 이 부회장은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6년 여 동안 수감과 재수감을 반복했다. 국정농단은 지난 2016년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서원 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면서 시작돼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이 부회장의 경우, 2016년 7월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굴지의 기업 53곳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774억 원을 강제로 출연했다는 의혹이 시작되면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다. 또 최 씨의 딸에게 지원한 말이 경영 승계를 위한 뇌물이라는 의혹까지 더해져 곤혹을 치렀다.

이 부회장은 같은 해 12월 6일 기업 총수 중 한명으로 국정농단 청문회에 출석했고, 2017년 2월 17일 새벽 4시 뇌물 공여 등으로 구속 영장이 청구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당시 이 부회장의 구속은 사법적 판단에서 이루어진 결정이 아닌 정치적 판결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부회장에게 영장을 청구한 특검이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했지만, 범죄 사실과 관련 없는 내용들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이에 1심 재판 당시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은 재산권과 기업 경영 자유를 침해 당한 피해자이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했으나, 같은 해 8월 25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가 지난해 11월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만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후 2018년 2월 5일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 됐다. 그러나 이듬해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심의 판단을 뒤엎고, 이 부회장과 관련된 뇌물 의혹에 대한 대가성을 인정하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 했다.

파기환송심을 앞둔 이 부회장은 2020년 3월 재판부가 언급한 준법감시위원회를 설립하고, 같은 해 5월 무노조경영·자녀들에게 기업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은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2021년 1월 18일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선고 받고 다시 법정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7개월 여 만인 지난해 8월 9일 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가석방 됐고 지난 7월 말 형기가 만료 됐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명시된 5년 간 취업 제한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재계는 정부에 이 부회장을 비롯한 경제인들의 사면을 요청하는 등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왔지만 한 번도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8.15 특별 사면 명단에 포함되면서 국정농단이라는 주홍글씨를 지우고 경영 활동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사건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이 부회장의 법정 출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로 대내외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시의 적절한 조치를 했다”며 “이 부회장의 사면으로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한국 경제 활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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