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금리 인상 등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견기업의 설비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2분기 설비투자규모 전망지수는 101.8로, 전분기 대비 2.9포인트 상승하면서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번 지수는 중견기업 620곳을 조사한 결과로, 100을 넘으면 해당 분기 전망이 전분기 보다 좋을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중견기업 제조업 생산규모 및 설비투자규모 전망지수 추이/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101.8은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올 2분기 평균 설비가동률은 80.5%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설비투자규모 전망지수 개선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친환경차 등 신차 판매 확대 및 물류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생산·수출 전망지수도 상승했다.
1차 금속도 차량용 강판 수요 증가 등의 수혜를 입고 있다. 화학 업종에서도 대규모 생산시설 착공에 따른 기대감이 경기 전망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내수는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좋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건설 분야는 자재값 인상, 운수업도 경기침체 및 해상운송료 감소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72.2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수도권에서는 시멘트·레미콘 부족으로 공사가 지연·중단된 건설 현장도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관/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제공
국내 중견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B2B 중심의 제조업에 기반을 둔 곳이 많은 탓에 니즈가 적고, 경영진의 관심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보다 덜하다는 것이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꼽히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이 수출에 기여하는 정도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에 대한 긍정 응답 비율은 54.2%로, 대기업(70.6%)과 소기업(75.1%)을 하회했다.
제경희 산업통상자원부 중견기업정책관은 "국내외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수출·생산을 중심으로 전망지수가 소폭 개선된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중견기업들의 기대감을 보여준다"면서 "설비투자규모 전망이 긍정으로 전환된 것은 기업 투자확대에 대한 청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견기업들이 수출·신규 투자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금융·세제지원 확대 및 규제개선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