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한달 잠행’ 깬 김정은, 조용한 정찰위성발사 준비 왜

2023-05-17 18:09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잠행 28일만에 정찰위성 발사 준비 현지지도에 나서면서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당초 북한이 예고한 4월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지체되면서 올해 들어 빈번하던 북한의 미사일 도발도 중단된 상황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다시 위성발사 준비를 독려하고 나선 것에 대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이미지 선전만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 노동신문은 17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사업이 결속단계에서 힘 있게 추진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16일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이하 위원회)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위원회의 사업정형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하시고 총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환경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돌아봤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우주개발국은 작년 12월 “이듬해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현재 제작 완성된 위성을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하도록 최종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후 위성발사는 없었고, 김 위원장도 공개활동을 중단했다.

김 위원장은 한달여만에 잠행을 깨고 첫 활동으로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 상황을 현지시찰했다. 따라서 더디지만 그동안 위성 발사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김 위원장이 이를 독려하면서 주목을 끌려고 한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의 이번 시찰에도 딸 김주애가 동행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위성발사 임박을 알리는 예고성 공개활동과 보도를 통해 대내외적 주목을 받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며 “5월 24일 한국의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준비단계 공개로 남북한 경쟁적 구도를 설정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2년 이후 북한은 한국의 위성발사, 군정찰위성, 무기개발 계획 등에 경쟁적으로 맞대응하는 구도로 무기개발 명분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오는 7월 27일 북한의 전승절 70주년에 맞춰 정찰위성 성공 과시 및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은 현지에서 위원회가 임무와 역할을 책임있게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것은 조성된 국가의 안전환경으로부터 출발한 절박한 요구”라며 개발을 독려했다. 또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최우선 국방력 강화정책이며, 우주군사 및 과학기술개발에서 진일보를 가져온다”고 강조하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딸 김주애와 함께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2023.5.17./사진=뉴스1


이에 대해 홍 연구실장은 “북한이 말한 ‘차후 행동계획’이란 ‘발사 승인’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승인’한 것”이라며 “따라서 당장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긴 어렵고, 이르면 6~7월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 그는 “위성체 완성 후 과정은 운반해서 위성체와 발사체 조립에도 통상 3주가 걸린다”며 “이후 완성체를 운반해서 발사패드에 완성체를 기립하는데도 1주일 소요되고, 연료 및 전력을 점검한 이후에야 비로소 발사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식 속도전으로 시간을 앞당길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지만 통상 속도로 본다면 7월 27일 전승절을 앞두고 빠르면 6~7월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발사 일정이 치제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이번 정찰위성 공개 이후에도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먼저 “북한의 지난 위성 관련 보도를 보면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제작 완성된 상태로 표현하고, 실제 위성을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이후 약 1개월만인 5월 16일 현지지도에서 ‘총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환경시험을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며 실물을 공개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위성 1호기는 길이가 1m 미만(90㎝~1m)으로 중량 500㎏ 이하의 소형 위성으로 추정된다. 작은 크기에 최대한 장비를 수납해야 하므로 촬영 해상도도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 연구위원은 “모든 시험인증 절차가 완료되어 발사만 남은 경우 인공위성이 발사체와 조립되기까지 3~4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므로 최소한 6월 중순 이후에는 기술적 발사가 가능한 상태로 볼 수 있다”면서 “이에 따라 가장 가까운 시기에는 7.27 전승절 70주년이나 희박하게 7.4 미국독립기념일 발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양 연구위원은 “북한의 발사 일정 공개는 비정상적인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4월에도 위성발사패드에서의 활동이 목격되지 않아 4월 발사는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관측됐다”며 “인공위성과 발사체는 발사환경, 궤도환경, 전자파 등 시험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북한은 그런 과정을 보여주는 대신 이미지 선전을 위한 장면만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