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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11년 전처럼... 실패한 위성발사 장면 공개

2023-06-01 17:35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일 전날 발사에 실패했다고 밝힌 자신들이 말하는 군사정찰위성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탑재한 ‘천리마 1형’ 로켓을 전날 오전 발사하는 장면의 사진 2장을 게재했다.  

북한이 발사 이후 3시간도 안 돼 발동기 사고로 실패했다고 인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음날 대외매체를 통해 발사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 발사가 위성 발사인 점을 국제사회에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싣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불법으로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비난하면서 ”확언하건대 우리의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궤도에 정확히 진입해 임무 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2차 발사를 예고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추정이지만 북한이 국제기구에 통보했던 사안이고, 국제사회가 다 지켜보고 있어서 숨길 수도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 13일에도 당일에 신속하게 실패 사실을 보도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5월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2023.6.1./사진=조선중앙통신


이어 “2012년 당시에도 북한이 발사 관련 영상을 조선중앙TV에 공개했다”면서 “오늘 공개된 사진을 보면 북한이 보여주고 싶은 측면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정상적인 위성 형태를 갖고 있으므로 위성 발사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다만 이날 북한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을 통해서는 발사 실패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 다른 대내 매체에서도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이 당국자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지난 2개월동안 급조해서 새로 건설한 새 발사대에서 로켓을 발사한 것이 맞고, 이전에 알려진 대형 위성발사체가 아니라 중소형급 위성발사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장영근 항공대학교 교수는 “새로운 엔진의 연소 특성이 불안정하고 신뢰성을 담보하지 못할 정도의 충분한 지상연소시험 등을 수행하지 못한 결과로 추정된다”며 “그리고 사용된 연료는 기존의 로켓 연료에 비해 성분에 대한 조성비를 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군은 이날에도 이틀째 북한의 발사체 잔해에 대한 인양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군은 전날 군산 앞바다에서 북한 발사체의 일부를 찾아냈으며, 처음 수면 위로 일부 노출됐던 것이 현재 수심 75m 아래 해저에 완전히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군이 31일 오전 8시5분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해 인양 중이다. 2023.5.31./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동체 일부에 대해 함정 수척과 항공기를 투입해 추가 잔해물을 탐색하고, 전날 식별한 동체 일부를 인양하기 위해 작전을 진행 중”이라며 “이 발사체 동체 일부는 수심 75m 깊이에 수평으로 누워진 상태이고, 동체는 약 15m 길이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발사체의 직경이 2~3m 가량이고, 무게도 꽤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양 작업 해역의 수중 시야가 안 좋아서 포화잠수가 가능한 잠수함고조함을 추가 투입해 작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같은 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서해상에서 확인한 북한 발사체 잔해는 로켓의 2단 부분으로 보고 있다”며 “3단 부분과 탑재체 부분을 지속해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발사체 인양 작업에 대해 “예상했던 것보다 무거워 다른 장비를 투입하고 있고,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이라며 “이틀 정도, 내일 모레까지는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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