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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F서 불붙은 ‘후쿠시마 오염수 외교전’…의장성명 채택?

2023-07-14 18:36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 13일(현지시간)부터 한일, 미중, 중일 양자회담과 한중일 3자회담이 열렸고, 14일 한중 양자회담과 한미일 3자 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일 간, 또 중일 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놓고 각각 조금 다른 양상으로 신경전도 벌어졌다.

먼저 13일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박진 장관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실시간 모니터링 정보공유 및 기준치 초과 등 이상 상황 발생 시 방류 중단 및 우리측에 즉시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가 12일 리투아니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계기 가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이기도 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앞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방류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만들 현지 사무소에 한국 전문가 파견까지 요청한 바 있고,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답하지 않은 상황이다. 외교부가 밝힌 한일 외교장관회담 보도자료에도 한국인 전문가 파견은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한국인 전문가 상주’ 부분이 한일 정부간 후속조치에 포함될지 여부를 과제로 남긴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정부는 IAEA 보고서 결과를 적극 홍보하며 일본 식품 수입규제 철폐를 주장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일본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유럽연합(EU)의 일본산 식품의 수입규제 철폐 소식을 밝히면서 “일부 국가, 지역에서 일본산 식품의 수입규제가 유지되고 있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중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오른쪽),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7.13./사진=연합뉴스


우리정부는 아직까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부정적인 국내여론을 감안해 일본식품 수입규제 철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홍콩이 이날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시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혀 국가들의 입장은 계속 엇갈리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이번 “ARF회의 의장성명에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에 친강 외교부장 대신 참석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13일 열린 아세안+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오염수 방류를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염수 방류는 해양 환경의 안전과 인간의 생명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다. 무모하게 행동하고 큰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 프놈펜 아세안+3회의 때 대만해협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해 중일 양자회담이 무산된 것과 달리 이번엔 중국과 일본 모두 발언에서 수위조절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해 왕 위원 등 고위 관료와 만나 동중국해 문제와 오염수 방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논의한 일이 있다.

특히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왕이 위원과 만나 미중 간 외교소통을 이어가면서 최악으로 치닫던 미중관계 개선에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14일 더 많은 국가들이 참가하는 ARF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를 높여 일본과 더 대립각을 세울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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