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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없는 北열병식…중·러 대표단에 '온도차'

2023-07-29 08:00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인 70주년을 맞아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의 초점은 북중러 연대에 맞춰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상,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올랐다.

27일 오후 8시 식전행사로 시작된 열병식이 2시간가량 이어지는 동안 김 위원장은 쇼이구 국방상과 리훙중 부위원장과 담소하거나 크게 웃고 박수쳤다. 대신 지난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가족애를 과시하던 딸 김주애나 부인 리설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조명으로 화려함을 더한 야간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과 액체연료 ICBM인 ‘화성-17형’, 핵어뢰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를 공개했다. 중국·러시아 대표단 앞에서 핵무력을 과시한 것으로 미국의 글로벌호크 및 MQ-9 리퍼와 동체 모양이 흡사한 무인공격기·무인정찰기도 선보였다.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최대 우방국으로 꼽히는 중국·러시아 대표단 앞에서 전략무기를 총동원해 전쟁억제력을 과시하려고 한 것이란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북한의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상과 리훙중 정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올라 있다. 2023.7.27./사진=뉴스1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열병식에 등장한 극초음속 미사일, 전술핵무기 무인기,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등은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개발 계획을 발표한 무기들로 당과 김정은의 성과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렇게 막강한 무기체계 개발과 생산능력을 가졌다고 과시해 전쟁 지원이 필요한 러시아에게 북러 협력의 필요성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열병식이 열리기 전 쇼이구 국방상을 직접 안내해 자신들이 준비한 무기전시회를 관람한 일도 있다. 핵무력과 무인공격기 및 무인정찰기 이외에도 전략 순항미사일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테킴스 KN-24, 600㎜ 초대형 방사포를 총동원해 러시아측에 두차례 직접 선보이면서 철저하게 ‘방산 세일즈’에 포인트를 맞춘 셈이다.
 
이런 까닭인지 김 위원장은 이번에 중국대표단과 러시아대표단 대우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통일부가 28일 낸 분석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5~27일 사흘간 총 10개의 공개행사에 참석했으며, 이 중 중·러 대표단과 친선행사가 8건에 달한다. 

북한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지난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2023.7.28./사진=뉴스1


그런데 김 위원장은 기념공연 관람, 열병식 참석, 보고대회에서 중·러 대표단과 함께하면서도 러시아 대표단만 초청하는 무기전시회 관람, 연회, 오찬 및 담화를 따로 가졌다. 심지어 김 위원장이 26일 리훙중 부위원장을 접견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받을 때 쇼이구 국방상을 대동했다. 

물론 중국의 고위인사는 2018년에도 북한 기념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러시아 고위인사가 북한의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은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 2013년 7.27 전승절 60년 행사에도 대표단을 파견했다.

중국은 2018년 북한 정권수립일인 9.9절에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파견했으나 이번에 격을 낮춰 리훙중 부위원장을 보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대미관계 등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며, 이는 북러 간 무기거래 의혹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양 연구위원은 “러시아 대표인 쇼이구 국방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중요성이 있어 충분히 대표성을 가지지만, 리훙중은 정치국 상무위원급도 아니어서 대표성이 부족해 북중러 연대가 북한이 의도한 대로 성공했다고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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