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이 집권 초기에 비해 현격하게 줄어들었고, 김 위원장의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됐으며, 대중의존도는 여전히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는 등 김정일 시대와 비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 위원장의 최근 공개활동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기 공개활동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은둔의 지도자’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집권 후반기인 2001~2011년 공개활동이 많아서 연 평균 110~120회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집권 초기 최고 214회에 달했던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2017년을 기점으로 100회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도 지금까지 57회 공개활동을 했으며, 상반기엔 32회에 그쳐 예년 평균(62회)의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군사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올해만 해도 군사 분야가 30회에 달하고, 경제 분야는 4회에 그치고 있다”며 “그나마 경제 분야에서도 치적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건설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통일부는 “경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민심을 자극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북한 당국은 최근 ‘김정은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만 해도 ‘김일성의 축지법’과 같은 신화적 표현을 거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김 위원장을 호칭할 때 ‘수령’은 물론 ‘위대한’ ‘어버이’ 등 표현 등이 대거 동원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2021년 8차 당대회 이후 김 위원장에 대한 ‘수령’ 호칭의 빈도가 증가했다. 또 ‘아버지’ 표현을 사용하는 대상을 아동에서 청년까지 확대했고, ‘김정은 조선’ ‘김정은주의’ 표현도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12일 전술미사일 생산공장과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 전투장갑차 생산공장, 대구경 조종방사포탄 생산공장 등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2023.8.14./사진=뉴스1
김 위원장이 처음 집권했을 때만 해도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다르게 통치해보려고 마음을 먹었을 수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지금과 같은 북한 체제에선 최고지도자의 우상화 이외엔 주민결속을 위한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통일부가 내놓았다.
이와 함께 북한의 대중의존도도 높아져서 2022년 대외무역액은 96.7%에 달하는 것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통계상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15억3000만불에 달한다.
통일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 및 남북 교역은 2011년 5.24조치 이후에도 상승세를 그렸지만 2016년 개성공단 중단 및 2017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본격화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북한의 전체 교역이 감소하면서 대중의존도는 더욱 커져서 90% 이상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다만 김정은정권 들어 최근 10년간 북한의 야간 조도는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통일부는 미국해양기상청이 매일 오후 1시30분부터 새벽 1시30분까지 측정한 자료를 토대로 2017년 이후 꾸준히 야간 조도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는 평양의 송신·송화지구와 화성지구 등 건설지구에서 야간에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송신·송화지구가 건설 중일 때 야간 조도가 높아졌지만 건설이 완공된 이후 조도가 떨어졌다. 화성지구도 건설 중일 때와 비교해서 올해 조도가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김 위원장의 지시가 떨어진 건설지구에서 돌격대들이 동원돼 밤새워 작업을 하느라 야간 조도가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북한에서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도입된 것과 관련해 “전력 기여도를 0.2% 정도로 본다”고 밝히면서 “대북제재 이후 태양광 패널 수입도 줄었고, 이전 설비들의 내구연한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태양광이 에어컨이나 엘리베이터를 충분히 가동시키지는 못하지만 조명 사정을 낫게 하는데는 기여할 것으로 본다”면서 “또 국경봉쇄로 인해 석탄 수출이 막히면서 오히려 북한 내 화력발전소 생산량이 늘었다. 통계청 자료에도 봉쇄 기간 중 1500 기가와트가 늘어났다는 관측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