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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러시아 가세한 남-북-미-중 외교전 치열

2023-09-27 17:38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윤석열정부가 집권 초기 한미동맹 강화 및 한미일 협력을 다진 이후 하반기 들어 중국과 관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하면서 중국에도 손짓하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던 와중에 우크라이나전쟁이란 변수가 생기면서 미국도 중국을 견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으로선 북러 연대를 저지해야 하는 상황인 동시에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 등을 감안해 외교 공간을 넓힐 시간을 맞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인도 뉴델리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한 이후 16일만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중국 항저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당초 계획과 달리 한 총리가 23일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한 것은 정부의 최근 외교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고 있다. 2023.9.13./사진=러시아 스프트니크 통신


이를 감안한 듯 시 주석도 한 총리에 먼저 ‘한국 방문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하며 영향력 유지에 나섰다. 시 주석이 방한한다면 그 시기는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이면서 올 연말과 내년 초 중국 최고위급의 연쇄 방한이 예상된다. 26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고위급회의 결과 12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방안이 부상했다. 이럴 경우 시 주석은 내년 상반기 서울에 올 수 있다. 2024년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10년만이다.  

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북러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북한에 위성개발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고, 러시아측에서 유엔 대북제재 무력화를 언급하는 등 북러 간 군사협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푸틴 대통령은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을 만난다. 아무래도 북중러 3각 연대에 관심이 큰 눈치이다.

지금으로선 일대일로 포럼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11월 또는 12월 푸틴 대통령이 방북한다면 북러 정상간 연쇄 회동이 성사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유엔 본부에서 “10월에 평양을 방문하겠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합의한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북러 밀착이 심화될수록 중국이 지금처럼 계속 관망만 할 수 없고, 북러 관계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북중러 연대에 동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인도 뉴델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 2023.9.9./사진=대통령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을 초청해 미중 정상회담을 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6~17일(현지시간) 몰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으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8일 뉴욕에서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을 만났다. 현재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왕이 부장은 26일 관련 질문에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로서 중국이 참여하는 다자포럼에 결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싸고 전통적으로 남한과 북한, 중국과 미국 간 펼쳐지던 외교전에 러시아까지 가세하면서 줄다리기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북러 간 군사협력이 강화되지만 중국으로선 경제 위기 돌파가 급선무이므로 북러와 생산적인 대화를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고 중국은 미국과 대립 구도를 회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은 유난히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그런 한편, 윤석열정부로서는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는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울러 2024~25년 임기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역할에서도 상임이사국인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로선 중국과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의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이 필수적이어서 마찰은 줄일수록 좋다. 중국으로서도 경제적으로 신냉전 구도가 득이 될 것이 없고, 특히 거시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의 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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