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의료인에 대한 공정한 보상체계를 도입하겠습니다. 고위험 진료를 하는 의료진, 또 상시 대기해야 하는 필수의료진들이 자신의 노력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합니다. 건강보험 적립금을 활용해서 필수의료에 10조원 이상을 투입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의료개혁 핵심 요소로 의료진의 사법리스크 경감과 필수의료진에 대한 공정한 보상체계 도입을 제시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재하고 "의료 남용을 부추기고 시장을 교란하며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비급여와 실손보험 제도를 확실하게 개혁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민생토론회에서 서두에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과 같은 이런 말이 유행하는 나라는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없다"며 "지방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면 선진국이라고 말하기에 부끄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1월 30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일곱 번째-상생의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들과 기탄 없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특히 윤 대통령은 "지역의료,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도 의료인력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아무리 좋은 인프라를 구축해도 이것을 실행할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양질의 의학 교육과 수련 환경을 마련해서 의료인력 확충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이 기존에 갖고 있던 의료체계 불신에 관해 "의료사고 피해자 보상은 강화하되 의료인들의 사법 리스크 부담은 확실하게 줄이겠다"며 "의료인에 대한 고소 고발이 많지만 실제로 의사가 고의나 중과실로 판명되는 경우는 매우 적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는 경찰 조사로 어려움을 겪고 정작 피해자는 제대로 보상도 못 받는 이러한 모순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제도를 전면 개편해서 의사는 소신껏 진료하고, 피해자는 두텁게 보상받도록 제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지역의료 재건은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지역의료를 살리는 것은 교육과 함께 균형발전의 핵심과제"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고, 청년들이 지방에서 꿈을 펼치려면 좋은 병원과 좋은 교육시스템이 필수적"이라며 "지역의료를 근본적으로 살리기 위해 지역인재 전형 확대, 지역정책수가, 지역 네트워크 구축을 차질없이 추진해 가겠다"고 자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금이 의료개혁을 추진해 나갈 골든타임"이라며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과제는 속도감 있게 해결하고, 숙고와 논의가 필요한 과제는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서 하나하나 대책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의료개혁과 관련해 이를 도맡을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설치를 공언한 것이다.
이어진 업무보고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세간의 관심을 끌어온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는 수급을 고려하여 현장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의대 정원을 충분히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의대 정원 확대안에 대해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은 것이다.
조규홍 장관은 이날 "전공의 근무 여건도 개선하고, 인턴제도 개편하겠다"며 "병원을 전문의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개원 면허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인재 전형을 대폭 확대하고, 계약형 지역 필수의사제도 도입하겠다"며 "지역수가 확대, 지역의료발전기금 신설 등을 통해 투자도 대폭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법리스크 경감에 대해 조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의료인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조정, 중재를 통해 공정한 감정 기회를 보장하겠다"며 "의료인의 부담 경감을 위해 의료사고 처리특례법도 제정하겠다. 이렇게 되면 의료인들은 형사처벌 소송 부담이 완화되어 안정적인 여건에서 진료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의료진 보상체계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조 장관은 "저평가 분야의 수가를 집중 인상하고, 현행 행위별 수가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공정책수가, 대안적 지불제도도 확대하겠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비급여 시장의 적정화도 필요하다"며 "과잉 의료 비급여의 혼합진료를 금지하고, 미용의료의 경우 시술 자격을 개선하는 등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