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총선을 일주일 앞둔 대한민국은 혼돈의 세상이다. 국민의 심부름꾼을 뽑는 중차대한 민주주의의 출발점이 어쩌다 범죄자들이 날뛰는 각축장이 됐을까? 오늘도 출마자들의 저주스런 막말과 기득권을 이용한 비겁한 변명이 언론을 도배한다. 4·10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 3명 중 1명꼴로 전과 기록이 가지고 있다.
아픈 현실이다. 선량을 뽑는 것이 아니라 덜 범죄스러운 인간을 뽑는 최악의 선택 기로다. 그런데 그들은 너무도 당당하다. 어느날부터인가 죄 지은 사람보다 죄 없는 사람이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해야 하는 세상이다. 진실의 장막은 너무나 짙고 두껍고 열어 젖히기조차 힘든 암막속에 똬리를 틀고 있다.
그 심연의 끝은 어디일까? 조용한 날 없는 대한민국. 죄는 무엇이고 벌은 무엇일까?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소문의 끝, 그곳에 진실은 있을까? 아님 그 진실은 이 혼돈의 세상에서 빛을 볼 수 있을까? 참담하고 암담하다. 가면의 꼬리를 잡고 진실을 외치는 목소리는 과연 빛을 볼 수 있을까?
선거로 뜨거운 대한민국.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이재명의 버라이어티한 범죄 혐의가 한창 재판중인 가운데 사실을 털어놓은 저자 ‘유동규’와 상대인 ‘이재명’. 그 측근들의 증언이 뒤엉키며 연일 메인 뉴스를 드라마틱하게 장식하고 있다. 그래서 책 제목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당신들의 댄스 댄스-과연 그분은 누가 조종하고 있는가'.
'대장동 사건'의 은밀한 내막을 고발하는 저자 유동규는 "난 죄인이다. 죄가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지은 죗값은 내가 받을 테니 당신들이 지은 죗값은 당신들이 받아야지"라며 써 내려간 고발서이자 자기고백서다. 저자 유동규는 현재 거대 야당 당대표로 온갖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재명의 최측근이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이다.
현재 그는 이재명과 함께 ‘대장동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신들의 댄스 댄스'는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며 정치인으로 들어선 이재명이 자신의 권력을 위해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그 범죄를 덮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멈추길 바라며 쓴 저자의 자백서다. 저자는 10여 년 넘게 이재명과 함께하며 그의 범죄에 일정 부분 가담했던 일에 대한 반성문이자, 여전히 범죄를 쌓으며 대한민국을 코너로 몰고 있는 일당들에 대한 ‘멈춤’을 경고하는 진술의 기록이다.
저자는 책에서 뿌리 깊고 방대하게 얽혀 국민의 이성을 마비시킨 전대미문의 대국민 사기극, ‘인허가권’이 휘두른 ‘쩐의 전쟁’에 대한 실사판!임을 강조한다. 대장동 사건의 3억 투자로 4041억을 벌게 한 도깨비방망이 ‘인허가권’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주장이다. 이재명은 자신의 랜드마크로 내세울 ‘1공단 공원화’ 작업을 하면서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법에 막히고, 돈에 막혔다. 그때 나타난 법조계 로비스트 김만배. 그는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로 이재명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며 친분을 쌓는다. 기존 대장동 사업을 하고 있던 민간업자로부터 반강제로 사업 주도권을 갖고 온 김만배는 ‘인허가권’을 쥔 이재명에게 ‘대박 날 대장동’ 사업의 ‘수익 절반’을 주는 조건으로 의기투합한다. 민간업자들은 3억 투자로 4041억의 돈벼락을 맞았다. 그리고 이재명은 김만배 수익의 절반을 ‘저수지’에 넣어 둔다.
권력에 눈먼 이재명은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 외엔 안중에도 없다. 불온한 세력 경기동부연합과 손을 잡는가 하면 조폭들과도 손을 잡는다. ‘나눔 환경’에 일감을 몰아 주고, 조폭에 ‘어린이 지킴이’ 사업을 맡기기도 한다. 상대 후보 매수는 기본이고, 상대 후보에 대한 거짓 선동도 서슴지 않는다. 거짓말은 일상이며 대거리하는 이들에겐 윽박지르고 협박한다. 재판 거래도 마다하지 않는다. 2심에서 패한 재판을 김만배의 놀라운 로비 활동으로 대법원에서 두 번이나 뒤집는다. 권력에 눈먼 자와 권력에 줄 선 자는 그렇게 서로에게 기생하며 공생해 갔다.
김만배와 이재명은 대장동 사업뿐만 아니라, 온갖 이권 사업인 ‘인허가권’이 작동하는 일을 추진하며 생기는 법적 문제들을 문제가 되지 않게 50억 클럽 등장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수남이형, 영수형, 재경이형, 상도형”은 김만배의 최애 아이템이다.
대장동 사업이 사달이 난 것은 ‘저수지’의 돈을 꺼내려고 하면서였다. 사사건건 시시비비를 가리는 유동규를 눈엣가시처럼 여긴 김만배는 ‘정영학의 녹취록’을 짜깁기하거나 함정을 파서 ‘그분’을 유동규로 몰아 ‘뇌물죄’로 엮으려 했다. 정작 김만배가 ‘뇌물죄’로 엮을 돈의 최종 종착지는 정진상과 김용이었다. 그것을 몰랐던 김만배 음모의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튄다.
이재명과 한 몸인 정진상, 공약 실행자 유동규, 거물인 듯 착각하고 으스대는 김용. 세 사람은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의형제처럼 지내지만, 대장동 사건이 터지면서 균열과 배신이 이어진다. 이재명을 위해 모든 것을 짊어지려 마음먹은 유동규에게 정진상과 김용은 끊임없이 공작한다. 자살을 부추기고 ‘증거인멸’과 ‘도주’를 재촉하는가 하면, 구치소에 있는 유동규에게 감시 변호사를 붙인다. 이재명ㆍ정진상ㆍ김용의 죄까지 모두 떠안기 위해 유동규가 모든 조사에 ‘묵묵부답’하는 동안, 정진상과 김용은 유동규가 구치소에서 나오지 못하게 ‘증거인멸교사’를 꾸민다. 폭발한 유동규의 반격이 시작됐다.
대장동 관련, 유독 많은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저자인 유동규도 두 번이나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죽음을 부추기는 이재명 측의 수법은 한결같다. 총칼을 들고 협박한 게 아니라, 총칼보다 무서운 ‘입속의 검은 잎’인 세 치 혀를 휘둘렀다. 가스라이팅이었고, 치명적이었다. 유동규가 구치소에서 자살을 시도했던 이유와 같다.
변호사비 대납 사건, 허가방 김인섭의 백현동 사건, 위례신도시 사건, 성남FC 사건, 쌍방울 대북 사업 사건, 위증교사 등 온갖 범죄 혐의가 차고 넘치는 이재명. 거짓말은 또 어떤가. 밥 먹듯 하고 박박 우긴다. 뒤집어씌우고 협박하고 우롱하며 타인의 기억 조작도 일상처럼 해댄다. 나랏돈도 주머니 쌈짓돈처럼 쓴다. 국고 손실도 서슴지 않는다. 각 기관에 측근들을 집어넣은 다음, 차출해 대선 캠프의 일을 하게 했다. 돈은 나라에서 받게 하고, 자신을 위한 개인 일에 동원한 사람들. 누가 ‘그분’을 막장으로 치닫게 조종하는가. 사람들은 또 왜 자신들이 조종당하는 줄 모르게 그에게 조종당하고 있는가.
책의 고발 내용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중독돼 조종당하는 줄도, 조종하는 줄도 모르며 지내다가 거기에서 빠져나와 그 광란의 춤을 멈추며 고통을 겪게 된 저자의 정면 승부 이야기다. 사실의 이야기며 중독된 삶에서 빠져나온 뒤의 반성문이기도 하다.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우리에게 ‘말 걸기’를 하게 될 진실의 ‘라벨’이기도 하다.
저자는 말한다. 자유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이재명 일당의 광란의 춤을 멈추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일당들이 지은 죗값을 치르게 해야 그들로 오염된 이 나라 국민 간의 혐오와 독단적 좌클릭 현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