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전이 상반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에 오른 LCC(저비용항공사) 네 곳 중 몸집이 가장 큰 제주항공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한 에어인천이 복병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주관사 UBS는 오는 25일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다음 달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나면 상반기 내로 인수전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거래 당사자가 선정되면 국토교통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 승인을 거쳐야 한다.
앞서 UBS는 지난달 저비용항공사(LCC) 4곳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숏리스트 선정 사실을 통보했다. 숏리스트에는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최대주주 JC파트너스),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 등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달 11일부터 가상데이터룸(VDR) 실사에 이어 현장 실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현재 총 11대(자체 보유 8대·리스 3대)의 화물기를 운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국내외 화물 수송량은 연평균 75만 톤으로 국내 2위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화물사업부를 통해 1조607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는 LCC는 단숨에 연 매출 1조 원, 국내 항공화물 2위 항공사로 올라서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고 있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후보는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의 '인수 의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업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2년 자체 화물기 도입 이후 2023년 2호 화물기를 들여오며 화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자체적으로 화물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인수전에 미온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단숨에 몸집을 불릴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인 만큼 제주항공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는 본입찰을 앞두고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한 에어인천을 주목하고 있다. 에어인천은 국내에서 유일한 화물전용 항공사로 운송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가는 부채를 포함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에는 영업 이익 규모나 노후화된 기재 등을 고려해 3000억~5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대다수가 30년 이상 된 노후 기종인 만큼 인수 후 대규모 투자 비용이 더 들어갈 전망이다.
이번 인수전의 관건은 LCC의 자금력이다. LCC는 각 사 최대주주의 자금력을 활용하거나 전략적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받았다. 이르면 6월께 미국 심사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