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결국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대차 노조가 2018년 이후 6년 만에 실제 파업에 들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오는 10일과 11일 각각 하루 4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1조가 오전 10시 5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2조가 오후 7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0시 10분까지 4시간씩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게 된다.
이와 함께 오는 6일부터는 모든 잔업과 주말 특근도 중단키로 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에 이어 조합원 대상 쟁의(파업) 행위 찬반투표 가결 등을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얻은 상태다.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는 재적 대비 89.97%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포함해 11차례 마주했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앞서 사측은 임단협 8차 교섭에서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50%+1450만 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 대 달성 기념 품질향상격려금 100% △주식 20주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이후 11자 교섭에서 노조는 사측의 2차 제시안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 전향적이고 진전된 안을 제시하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제시안 대비 기본급 5000원, 성과급 50만 원, 주식 5주가 각각 늘어난 △기본급 10만6000원 인상 △성과급 350%+1500만 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 △주식 총 25주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2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가 거부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만 64세) △신규 정규직 충원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현대차는 노조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협력적 노사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사는 내년부터 생산직 신규 채용(1100명)과 해외공장 생산 차종 변경이 국내 공장 조합원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노사가 함께 심의·의결한다는 내용 등에는 합의했다.
또 노동시간 단축 방안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좁혔지만 임금 인상 규모와 정년 연장 방안, 해고 조합원 복직 등 굵직한 쟁점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쟁의권을 확보한 현대모비스·기아차 노조의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현대차 노조는 파업 일정과는 별개로 사측과의 교섭은 이어갈 방침이다. 오는 8~9일 집중 교섭이 이뤄질 예정인만큼 파업 전 극적으로 임단협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마무리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