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병화 기자]'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가 예상을 뛰어넘는 청약 결과로 분양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186가구 모집에 무려 11만6621명이 몰렸다. 올해 1순위 청약 최다 접수건수다. 평균 경쟁률은 626.99대 1에 달한다. 시행사는 엘리움주택, 시공사는 대방산업개발이다.
줍줍(무순위 청약)도 아닌 일반분양에서, 서울도 아닌 경기 화성에서 거둔 깜짝 성적에 부동산시장이 술렁인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반등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각종 지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15주 연속 상승, 7월 첫째 주 기준 2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또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5월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 4960건은 2021년 5월 504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쯤 되면 장롱 속에 고이 모셔둔 청약통장에도 손이 간다. 하지만 묻지마 청약은 금물이다. 분위기에 휩쓸렸다 아까운 통장만 날릴 수 있다. 변화하는 부동산시장 상황에 맞춰 청약통장을 사용할 단지를 선별해야 한다.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 청약 결과에서 달라진 청약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 견본주택./사진=대방건설
전통적으로 청약 수요자들은 아파트의 ‘브랜드’와 ‘규모’에 집중했다. 래미안‧자이‧푸르지오 등 선호도 높은 주택 브랜드와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집값 방어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컸다.
최근에는 달라진 모양새다. 브랜드와 규모보다 ‘입지’가 우선이다. 아파트 거래량을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차가 크다. 수도권 거래량은 전월 대비 1.8%(2만7603건) 증가한 반면, 지방 거래량은 전월 대비 4%(2만9833건) 감소했다.
미분양도 지방이 압도적으로 많다. 5월말 기준 지방 미분양 물량은 5만7368가구다. 전국 미분양 물량(7만2129가구)의 79.5%에 해당한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1만806건이다. 수도권 물량(2424건)의 일곱 배가 넘는 수치다.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도 수도권에 들어선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수서고속철도(SRT) 더블역세권 입지를 자랑하는 동탄역 가까이 위치한다는 점이 청약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44위 라인산업이 시공하는 'GTX 운정역 이지더원'도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와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해 마감에 성공했다. 일반공급 259가구 모집에 1만5667명이 접수했다.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의 청약 결과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낮은 브랜드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GTX 역세권 입지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입지 여건이 끝은 아니다. ‘분양가상한제’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 82㎡의 분양가는 5억9423만 원부터 시작한다. 인근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84㎡는 지난달 12억6400만 원(34층)에 거래됐다.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6억 원 이상 저렴한 이유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원자재값 인상 등에 따른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분양가가 천정부지 치솟자 예비 청약자들의 발걸음은 분양가상한제 단지로 향한다. 지난 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대방건설 시공)에는 10만3513명이 몰렸다. 만점 통장도 두 개나 나왔다. 청약통장 가점 만점은 84점이다. 7인 이상 가구가 15년 넘게 무주택으로 버터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GTX 운정역 이지더원 선택품목옵션 공급금액 변경 정정공고./자료=입주자모집공고
주의도 필요하다. 분양가상한제가 정답은 아니다. 시행사 등 사업주체는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떨어진 수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곳곳에 함정을 숨겨두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GTX 운정역 이지더원'(이지종합개발 시행)이 대표적 사례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떨어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유상 옵션 가격을 높이는 꼼수를 부렸다.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며 청약 미달 사태도 예고됐다. 이에 사업주체는 ‘옵션 공급금액 정정공고’라는 통큰(?) 결단을 내리며 위기를 모면하고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청약 시장이 들썩인다. 이럴 때일수록 더 신중해야 한다. 모집공고를 꼼꼼히 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발품 팔아 현장도 답사해야 한다. 자금 조달 계획도 필수다. 현명한 청약은 내 집 마련의 성공 열쇠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