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티메프 손절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들은 온라인쇼핑족을 겨냥해 위메프와 경쟁적으로 협업해 온라인쇼핑 특화카드를 선보였으나 갑작스레 신규 발급을 중단하게 됐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 9일부터 위메프페이 신용·체크카드 신규·추가·교체 및 갱신을 중단했다. 재발급만 할 수 있는 상태다.
KB국민카드는 2021년 위메프와 손잡고 위메프포인트 적립 혜택을 담은 위메프페이 신용·체크카드를 출시했다.
KB국민카드 측은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위메프 사태로 인해 “위메프와의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B국민카드는 티메프 사태가 불거진 후 곧바로 홈페이지 내 이 카드 검색을 차단했다.
해당 카드를 판매 중인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발급 중단을 검토 중이다.
신한카드는 2018년 위메프에서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는 ‘위메프 원더페이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롯데카드도 2020년 위메프와 협업해 ‘위메프페이 롯데카드’를 내놨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현재 홈페이지에서 관련 카드 검색을 차단한 상태다. 두 카드사도 발급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해당 카드를 발급 신청한 고객이 나오는 경우 전화 등 연락을 통해 정말 해당 카드를 발급받으려는 것이 맞는지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세 카드 모두 전월 실적과 상관없이 간편 결제 서비스인 위메프페이에 카드를 등록해 위메프에서 결제하면 2%의 위메프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연회비도 2만원으로 같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처에 판매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하면서 KG이니시스·NHN KCP·토스페이먼츠·카카오페이 등 결제대행(PG)업체들이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거래를 끊었고 신용카드 결제는 물론 결제 취소도 중단됐다.
위메프페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 중인 경우 연회비만 내고 위메프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은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추산한 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는 지난달 25일 기준 2134억원에서 31일 기준 2745억원까지 확대됐다.
정부는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6~7월 거래분까지 포함하면 미정산 규모는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 계산하면 약 8235억원으로 사실상 미정산 피해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카드사들은 PG사들이 티메프 신용카드 결제·결제 취소를 중단한 지난달 23일 이후 이달 6일까지 총 3만여건, 40억원 규모를 소비자에게 환불했다.
지난 1일까지 접수된 티메프 일반상품을 비롯 여행, 상품권 등을 포함한 전체 카드사 환불민원 규모는 약 550억원으로 추산된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