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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2분기 줄줄이 적자 전환…대한항공 흑자 유지 비결은

2024-08-23 16:21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통상 항공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 항공사들이 매출 증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 고환율에 인건비까지 고정비용 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항공업계는 3분기 성수기 수요 집중 기간 주요 노선 증편 및 부정기편 확대 운영 등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6개 항공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조5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대 매출을 기록하거나, 전년 대비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은 전년 대비 수익이 감소했고,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3곳은 적자 전환했다.


◆ 실적 '희비'…아시아나·제주항공·티웨이항공, 적자 전환

대한항공 B787-9 (1)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역대 분기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3조5354억 원) 대비 14% 증가한 4조237억 원,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1.7% 감소한 4134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3490억 원)도 6.0%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1조7355억 원으로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2분기 영업손실 312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도 역대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95억 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한 4279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진에어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082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4.9% 감소한 9억 원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3260억 원, 영업손실은 2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이익 196억 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에어부산의 매출은 235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7% 늘었다.

통상 항공업계에서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는 비용을 얼마나 절감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별 2분기 탑승률은 높은 편"이라며 "장사는 대체로 다 잘됐지만 비용이 얼마나 더 나갔냐가 실적 희비를 갈랐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평균 80% 이상의 탑승률을 기록했고, 진에어도 90%에 가까운 탑승률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91%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 출혈경쟁에 전반적 수익성 저하...티켓값 못 올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영업손익이 전년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에 대해 △유가상승에 따른 유류비 증가 △일시적 인건비 지급증가 △사업량 증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정비비, 운항비용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유류비의 경우 전년 대비 861억 원이 증가해 전체 영업비용의 32%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임금 인상 소급분 지급 등에 따른 일시적인 인건비 증가분 519억 원도 추가됐다고 아시아나항공은 설명했다.

진에어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4.9%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5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분기의 경우 환율 상승과 판매단가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직전 분기 대비 리스부채가 늘어난 것도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줬다. 상반기 리스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14.7% 상승했다.

제주항공도 매출액 9000억 원대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사 비용 구조상 임차료, 유류비, 인건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유가 등의 비용이 크게 증가하며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절차 과정에서 유럽 노선을 넘겨받은 티웨이항공은 올해 2분기 고환율·고유가에 투자 확대까지 겹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노선인 유럽 취항을 위한 채용과 정비 부문 등의 투자 확대 등이 적자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상반기 진행된 노선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하반기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분기에는 LCC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 단가도 하락했다. '공시운임'이 있기 때문에 신고된 운임 이상으로 티켓값을 올릴 수는 없지만 할인에는 제한이 없어 LCC 간 출혈 경쟁이 심화하며 전반적인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 항공기 (1) (10)



특히 고물가와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항공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생필품 등 가격이 치솟았지만 여행 관련 비용은 제자리 걸음을 기록했다. 이는 여행이 여유 자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항공 티켓 등 가격이 오르면 여행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어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티겟 가격을 올리지 못하다는 뜻이다. 특히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 비수기로 분류되는 2분기에 항공사들의 적자가 속출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은 1371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60원 증가했으며, 2019년 2분기 대비는 200원가량 증가해 원가가 치솟았다. 


◆ 대한항공, 리스크 관리로 '흑자' 유지…항공업계, 하반기엔 흑자 전환 노력

대한항공은 영업이익이 12% 하락했지만 흑자를 유지했다. 대한항공은 미주·구주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한 고단가 수요가 강세를 기록했고, 중국발 전자상거래와 홍해사태에 따른 항공화물수요 증가로 화물 실적이 개선되며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류비 단가 상승, 사업량 증가에 따른 인건비 및 유류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자체 보유항공기과 자체정비 등에 의해 리스이자나 정비비용이 타사에 비해 적게 들어간다. 또 대한항공은 고환율 시대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차입 통화를 다변화하고 달러화 차입금 비중을 축소시키고 있으며, 회사 내부 정책에 따른 통화 파생상품 계약 등을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영업손익이 전년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에 대해 △유가상승에 따른 유류비 증가 △일시적 인건비 지급증가 △사업량 증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정비비, 운항비용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유류비의 경우 전년 대비 861억 원이 증가해 전체 영업비용의 32%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임금 인상 소급분 지급 등에 따른 일시적인 인건비 증가분 519억 원도 추가됐다고 아시아나항공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잉 등 제조사들의 공급망 이슈로 자재나 물류단가가 크게 올랐고, 인력도 부족해 인건비도 올랐다. 거기에 환율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항공사가 부담해야할 비용이 커졌다"면서 "출혈경쟁을 자제하면서 리스 비율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3분기 실적 회복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3분기 여객사업을 하계 성수기 수요 집중기간 동안 증편 및 부정기 확대 운영 등으로 수익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뉴욕, 로마 등 주요 장거리 노선의 공급을 확대하고, 7~8월 성수기 북해도, 다낭, 멜버른 등 주요 관광노선의 부정기편 운항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하반기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중·단거리 노선에서의 M/S 확대 △인도네시아 발리·바탐 취항을 통한 노선 포트폴리오 다각화 △구매기 도입을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환율, 유가 변동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구매기 비중 확대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구매 항공기 2대 도입을 시작으로 기단 현대화를 통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매 항공기 도입 시 환율 변동에 영향이 큰 임차료와 정비비 등을 절감할 수 있으며, 항공기 및 부품 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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