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에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하면서 풍선효과를 우려한 보험사들도 금리를 올리며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최근 주담대 금리를 각각 0.2%포인트(p), 0.49%p 인상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인상으로 풍선효과를 우려한 보험사들도 금리를 올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주택가격 3억원, 대출금액 1억원, 대출기간 30년, 고정금리, 아파트담보대출로 설정할 경우의 주담대 금리는 삼성생명이 3.59~4.94%, 삼성화재 3.68~6.13%, 농협손해보험 3.98~6.17%, KB손해보험 4.07%~6.08%, 한화생명 4.18~4.91%, 교보생명 4.23~5.44%, 동양생명 4.56~4.76% 등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주담대 5년 고정금리(혼합·주기형)는 3.63~6.03%로 집계됐다. 두 달 전 2.94~5.76%에서 하단이 0.69%p 상승하며 3% 중반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10월에 이어 10개월 만에 은행과 보험사 간 주담대 금리 역전 현상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는 집값 상승세를 막고자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서자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한도면에서도 보험사 대출이 더 유리하다. 현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은행 대출에 40%를 적용하는 반면 비은행 대출에는 50%로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DSR은 대출받은 사람이 한 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체 주담대 잔액은 지난 4월부터 매월 폭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200억원 증가에 그쳤던 주담대는 4월 4조1000억원, 5월 6조원, 7월 5조4000억원씩 늘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다음달 1일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 금리를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 더 높게 적용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부터 전세대출을 포함한 모든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내부 관리 목적의 DSR을 산출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해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면서 다른 보험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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