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알짜카드를 단종하고 있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단종된 신용·체크 카드는 373종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수치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159종)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카드 단종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단종된 신용·체크카드는 2017년 93종, 2018년 100종에서 2019년과 2020년 각각 202종로 급격히 늘었다. 이후 2021년 209종, 2022년 116종에서 지난해 458종으로 1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많은 혜택을 제공하며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던 이른바 알짜카드가 대거 포함됐다.
신한카드는 이날 오후 5시부터 ‘HI-POINT’(일반, 허벌라이프, 신한금융그룹 패밀리, 한화/LG/LX/GS/LS/LIG 패밀리), ‘DEEP DREAM’, ‘DEEP DREAM Platinum+’(일반, 미니언즈,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이로움)의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규 발급은 중단되며 기존 카드의 분실 훼손 등에 따른 재발급은 가능하다.
특히 ‘딥드림카드’의 단종이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해당 카드는 2017년 신한카드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카드로 8000원의 저렴한 연회비와 전월실적과 관계없이 결제금액의 최대 3.5%까지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무조건카드로 주목받았다. 출시 당시 33영업일 만에 30만장, 5개월 만에 100만장 발급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신한카드는 이외에도 ‘욜로 테이스티’, ‘AK 2030·레이디(Lady)’, ‘빅플러스(Big Plus) GS칼텍스’ 등을 단종시켰다.
△KB국민카드 ‘탄탄대로 올쇼핑 티타늄’ △하나카드 ‘원큐 데일리플러스’ △삼성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츄리온’ △우리카드 ‘다알파 카드의 정석’ △롯데카드 ‘네이버페이 플래티넘 롯데카드’ △현대카드 ‘배민현대카드·배민현대카드 하이브리드’ 등도 공과금·통신·주유·카페 등의 영역에서 할인 및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해 인기가 높았으나 단종됐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알짜카드를 단종하는 이유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업에서 수익을 올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2012년 이후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해 수수료율을 조정하는데 카드업계에선 내년에도 인하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2012년 1.5~2.12% 수준이었던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0.5~1.5%까지 내려오면서 원가 이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가맹점이 96%에 달한다.
이에 카드사들은 알짜카드의 발급을 중단하고 고소비층 고객을 겨냥해 고액 결제 비중을 늘리고 연회비 수익도 올릴 수 있는 프리미엄카드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출시 신용카드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44종의 평균 연회비는 11만3225원이었다. 지난해 평균 6만9583원 대비 63% 증가한 수치다.
연회비 10만원 이상 신용카드를 가장 많이 출시한 곳은 현대카드로 총 5종을 출시했다. ‘아멕스 현대카드’ 시리즈의 리뉴얼, 단종됐던 ‘MX Black’의 재출시, 새로운 프리미엄 카드 ‘Summit’ 등을 선보였다.
하나카드도 새 프리미엄 브랜드 ‘JADE’를 선보이며 Classic, First Centum, First, Prime 등 총 4종의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