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수립일(9.9절)을 맞아 핵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김 위원장의 9.9절 연설은 처음인데다 대중 앞이 아니라 간부들만 모인 상태여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은 9일 연설에서 “명백한 결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역량과 그를 국가의 안전권을 보장하는데 임의의 시각에 옳게 사용할 수 있는 태세가 더 철저하게 완비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국가는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다. 우리가 자기를 지키기 위해 가진 핵무기는 그 누구에게도 위협으로 되지 않는다”면서 “핵무력을 포함한 국가의 전체 무장력이 완전한 전투준비 태세에 있게 하기 위한 대책과 노력을 배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김정은은 “공화국의 군사력은 가속적으로,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이며 우리는 그것이 도달할 한계점을 찍어놓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김정은이 9.9절에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히고, 수해 등에 따른 민심을 수습하고 연말을 앞두고 성과 달성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북한에서 9일 정권수립일(9월 9일) 76주년 경축공연이 수도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노력혁신자, 공로자들, 평양에 체류하는 수해지역 주민 등이 공연을 관람했다. 2024.9.10./사진=뉴스1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연설에 대해 “통상적으로 9.9절은 김 위원장이 연설을 하는 자리가 아닌데 이례적으로 이번에 처음 연설을 했다”며 “연설을 통해 수해복구 작업을 기일 내 종료하고 정상화를 주문함으로써 재난을 극복하는 지도자상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이 현재 북한에서 추진 중인 지방발전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는 인정하면서도 그런 정책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해 의구심 불식과 기대감 주입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연설은 당 행사나 최고인민회의 등 관례에 따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정권수립기념일에 연설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과거 통상 9월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으나 올해는 헌법 개정 문제 등으로 최고인민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이 9.9절을 통해 연설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런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에 대중 앞 연설이 아니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 당·정·군의 주요 간부만을 모아놓고 연설을 했다. 북한은 이번 연설의 전문을 출판해 당과 정부기관에 배포된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연설을 통해 핵역량 강화를 거듭 강조한 것에 대해선 “북한이 중요 계기 때마다 핵 무력 강화 의지를 계속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특별히 중점을 두고 강조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수해복구의 어려움이 있고, 지방발전정책을 추진하는 와중에도 핵무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