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고용노동부는 체불임금 확인서 발급 지침 개정으로 중소 영세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허수가 없어지고 오히려 사업주와 공모하는 부분들을 제어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감이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고용부 차관은 지난 10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부 국감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이용우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주요 3대 노동정책은 실패했다"며 "임금체불 근절 약속은 공수표가 됐고, 포괄임금은 말로만 근절을 얘기하고 있다. 불법 파견 부당노동은 사실상 방치하고 있어 노동행정 부재인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임금 체불을 반사회적 범죄로 규정하고 강제수사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올해 구속영장 발부 건수는 3건에 불과하고 체포 압수수색 영장 발부는 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건설업에서 임금체불이 34%에 달하는데도 전체 체불 감독 중 건설업에 대해서는 3.7%만 진행됐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고용부가 체불임금 확인서 발급 요건을 강화해 오히려 대지급금 수령을 어렵게 만든 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21년 환노위 회의 자료에 따르면 당시 박화진 차관이 '확인서가 굉장히 신빙성 있고, 그 내용 그대로 법원에서 99.3% 그대로 인정받고 있다'고 지침 개정 전부터 말했다"며 "지침 개정으로 인해 정작 체불에 노출돼 생계를 퇴직금으로 해결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체불확인서를 발급받는 건수가 대폭 줄어든 등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침을 재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대지급금은 법원의 임금체불 확정판결이 있어야지만 지급할 수 있었으나, 고용부는 2021년 10월부터 체불 금품을 확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있는 경우 지방노동관서의 체불임금 확인서만으로 대지급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한 바 있다.
하지만 고용부는 지난 4월 객관적 자료에 대한 기준을 명시하는 등 지침을 개정했다. 대지급금 지급에 대한 혼선 감소와 부정수급 예방을 위해서다. 고용부에 따르면 절차 간소화(2021년) 이후 지난해까지 허위로 수령한 대지급금은 35억5000만 원(627명)이다.
이용우 의원은 "윤 정부는 자꾸 부정수급 프레임을 씌우는데, 부정수급은 전체 지급액 6427억 원 중 0.47%에 불과하다"며 "목욕물을 버리려다가 아이까지 버리는 우를 범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차관은 "체불임금 확인서라는 게 법원의 확정 판결과 동일해야 할 정도로 객관적인 임금 자료가 돼야 한다"며 "그간 노사한테 맡겨 뒀더니 절반 정도가 부정 수급을 하고 있었고, 그 중 87%가량이 노사가 공모해 부정수급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정된 지침에 따른 체불임금 확인서가 굉장히 어려워서, 행정 프로세스 때문에 금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는 객관적으로 많지 않다"며 "오히려 허수가 없어지고, 사업주가 공모하는 부분들을 제어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매년 국정감사 기간이나 정기국회 기간 동안 여야가 함께 '임금체불 대책반'을 구성해 임금체불 근절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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