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업계가 정부의 생활숙박시설 규제 완화와 관련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법적인 용도변경을 유도함으로써 시장 혼란 해소는 물론 간접적인 공급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생활숙박시설 합법사용 지원방안'과 관련해 건설업계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생활숙박시설 합법사용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생숙의 오피스텔 용도변경 및 숙박업 신고 요건을 완화하고 이행강제금 부과 또한 2027년 말까지 조건부 유예하는 등 내용이 골자다. 아울러 신규로 분양하는 생숙에 대해서는 주거전용을 원천 차단하도록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생숙은 지난 2020년부터 본격화한 집값 상승기를 전후로 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오피스텔 대비 복도폭, 주차장 면수 등 건축기준은 물론 세제, 금융, 청약규제도 완화된 기준이 적용되면서 수요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당초 목적인 ‘취사 가능한 숙박시설’ 대신 주거용으로 오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정부는 지난 2021년 ‘생숙 불법전용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숙박업 미신고 물량 5만2000실, 공사 중 물량 6만실 등은 여전히 주거전용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정부는 그간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애로요인별 맞춤형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이번 지원방안에 대해 건설업계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주택협회는 “생숙 주거 활용이 제한됨으로써 발생한 시장 혼란을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라며 “맞춤형 지원을 통해 생숙 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협회는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려는 소유자들을 위해 성능 위주 설계 도입, 주차 기준 완화, 지구단위계획 변경, 오피스텔 건축기준 완화 등 장애 요인별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함으로써 생숙의 오피스텔 전환이 보다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자체별 생숙 지원센터 설치로 단일 창구에서 용도변경 절차, 지원방안 및 컨설팅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 소유자들이 생숙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특히 이행강제금 부과를 2027년까지 유예함으로써 합법적인 사용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마련했다”고 바라봤다.
협회는 “이번 대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건축법 개정 등 조속한 후속 조치 및 관할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정지원이 중요하다”며 “협회도 주택시장 발전을 위해 주택업계와 정부 간의 가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한주택건설협회 또한 기존 정책 방향은 유지하면서도 용도변경이 원활하도록 대안을 마련해준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정부와 지자체가 역할 분담을 통해 숙박업 신고 문턱을 낮추고 오피스텔로 변경 시 보다 유연한 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약 11만실가량 숙박업 미신고 물량이나 공사 중 물량들을 조속히 숙박업 신고나 용도변경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최대한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그동안 용도변경 애로요인으로 지적됐던 복도폭과 주차장 요건을 탄력적으로 완화함으로써 안전성능과 주차여건을 확보하면서 속도감 있게 용도변경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지원방안으로 생숙의 오피스텔 용도변경 등이 원활해진 만큼 간접적인 공급 확대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주거용으로 용도변경 시 주택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고 건설업체 입장에서도 생숙 리스크가 해소됨으로써 사업 역량을 신규 주택공급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또한 대체로 이번 지원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규제로 인해 의도치 않게 불거진 생숙 문제에 대한 이번 조치는 선의의 피해자(수분양자)를 구제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완전한 합법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자체 지구단위계획에 대해 ‘변경 의무·지시’가 아닌 기부채납을 전제로 ‘변경 적극 검토’로 돼있으므로 일률적인 변경 소요기간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다만 기존 지구단위계획을 고수하는 지자체들은 해당 생숙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야 하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 기대하는 공급 확대 효과에 대해서는 “주택이 부족해서 주택을 공급한다면 말 그대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맞다”며 “주택 대체품으로 주택공급 효과를 냈다는 식의 접근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인위적인 규제로 인해 시장에 공급되는 주택상품 유형이 뒤틀렸다면 지금이라도 이를 바로잡는 것이 시장에 필요한 규제 완화”라며 “이는 생숙뿐만 아니라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도 동일한 맥락”이라고 짚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