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하반기 신규상장(IPO) 시장 최대어로 손꼽히던 케이뱅크가 부진한 수요예측 이후 상장을 전격 철회했다. 일각에선 공모가를 낮춰서라도 상장을 진행하려 했다는 의견도 나왔다지만 재무적투자자(FI)들의 반발에 결국 상장이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IPO 시장 흐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신규상장(IPO) 시장 최대어로 손꼽히던 케이뱅크가 부진한 수요예측 이후 상장을 전격 철회했다./사진=케이뱅크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케이뱅크가 기관 투자가 수요예측 이후 IPO 일정을 철회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번이 두 번째 IPO 도전이었지만 이번에도 결실을 맺지 못하고 상장일정을 중단하게 됐다.
직접적인 원인은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수요예측 경쟁률에 따라 공모가를 확정하고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 절차를 보통 거치는데, 수요예측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아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한국의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6월에 이어 다시 한 번 상장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에는 금리 인상과 증시 침체가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상장에 불리한 분위기가 조성됐고, 결국 상장 철회로 연결됐다.
케이뱅크 상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주제이기도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에 진행된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케이뱅크 IPO 진행 과정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케이뱅크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케이뱅크 전체 수신액 약 22조원 중 3조8000억원이 업비트 고객 예치금인데 이는 전체 수신액의 20%에 달하기 때문이다.
IPO 과정에서도 진통이 많았다. 우선 이번 상장에서 책정된 희망 공모가 범위 9500원~1만2000원이 지나치게 높다는 반응이 많았다. 설령 공모가가 8500원으로 책정된다 해도 과대평가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이번 상장이 철회되기 전에도 공모가를 낮춰서라도 상장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주관사 측 의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럴 경우 FI들과의 이견이 생겨날 수 있어 조율에 난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장철회 뉴스는 IPO 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 IPO 시장에는 상장 문턱이 너무 낮아 너무 많은 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상장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는 공모가가 통상 너무 높게 책정되고 있다는 문제로 연결된다. 이번 케이뱅크 상장 철회가 신규 상장기업들의 공모가 산정 과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편 케이뱅크 측 관계자는 "상장 과정에서 받은 기관투자자의 의견과 수요예측 반응을 토대로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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