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부동산 침체 직격탄을 맞은 유승종합건설이 경기도 광명시 숙원사업 구름산지구 도시개발구역의 첫 번째 민간분양에 나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의 시행부터 시공까지 모두 맡은 유승종합건설의 재무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주수입원인 분양수익은 쪼그라드는데 오히려 부채는 매출을 뛰어 넘었다. 열악한 입지여건에 고분양가 지적까지 받고 있는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가 악성 미분양 단지로 전락할 경우 회사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명시 구름산지구 도시개발 첫 민간 분양단지인 유승종합건설의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 공사현장에서 땅고르기가 한창이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부동산 불황 직격탄 맞은 유승종합건설, 갈수록 쪼그라드는 살림살이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승종합건설의 매출액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유승종합건설은 지난 2021년 341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해인 2022년에는 1511억 원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402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3.4%나 급감했다.
이같은 실적 감소는 분양수익과 공사수익, 주택임대수익 중 유승종합건설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분양수익이 크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주택브랜드 '한내들'을 앞세운 유승종합건설의 분양수익은 2021년 3295억 원이었으나 2022년 1436억 원, 2023년 317억 원에 그쳤다. 분양수익이 불과 2년 만에 10분의 1 가량으로 축소된 것이다.
유승종합건설의 2021~2023년 매출 및 분양수익 변화./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유승종합건설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이후 더욱 분양에 소극적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유승종합건설의 마지막 아파트 분양은 2022년 11월 원주혁신도시 복합2블록 유승한내들 더스카이다.
핵심인 주택사업을 멈추자 버는 돈보다 빚이 더 많아졌다. 유승종합건설의 지난해 단기차입금은 700억 원이다. 지난해 매출액 402억 원보다 300억 원이나 많은 금액이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돈을 말한다.
재무상황 악화는 유승종합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 하락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88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45위로 57계단이나 내려갔다. 같은 기간 공사실적평가액은 780억 원에서 462억 원, 경영평가액은 2340억 원에서 1156억 원으로 줄었다.
◆'열악한 입지·공장 악취·비싼 분양가'…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 미분양 위기
유승종합건설은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를 통해 2년 만에 아파트 공급에 나섰다. 해당 단지는 광명 구름산지구 개발 1호 민간분양 단지다. 광명 구름산지구는 경기도 광명시 일대 77만2855㎡ 부지에 5050가구(공동주택 4218가구) 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광명시 주도 도시개발사업이다. 10년 전 개발지구로 지정됐음에도 체배지 매각 지연 등으로 인해 삽조차 뜨지 못해 광명시의 대표적인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유승종합건설이 시행 및 시공하는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는 구름산지구 A4블록 2만7516㎡에 들어서는 최고 18층, 10개 동, 총 444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다. 면적별 가구수는 △83㎡A 201가구 △83㎡B 135가구 △83㎡C 24가구 △93㎡ 84가구다. 입주는 2027년 11월 예정이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유승종합건설이지만 분양 전망은 어둡다. 우선 입지여건이 매우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광명시 중심에서 벗어난 외지에 자리해 단지 인근에 대형 마트 등 생활 인프라도 적다.
지하철역과도 멀리 떨어져 있다. 지난 6일 실제로 확인해본 결과 단지와 가까운 서울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에서 출발해 도보로 5분 정도 이동한 뒤 5627번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를 더 가서야 공사 현장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1호선 석수역과 7호선 철산역 역시 버스로 25분 가량 소요됐다. 약 3㎞ 떨어진 KTX광명역도 도보로 50분 가량 걸린다.
구름산지구 도시개발구역 첫 민간분양단지인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빨간색 원)에서 직선거리로 600여 미터 거리에 대형 자동차공장이 위치했다./사진=네이버지도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는 '역세권' 대신 '공세권'을 자랑한다. 단지에서 직선거리로 600여m 거리에 대형 자동차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입주민들은 악취와 소음 및 진동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승종합건설은 입주자모집공고문을 통해 완충녹지 계획 및 주거시설 이격배치(층고제한), 소음기준 초과구간 방음벽 설치 등을 통해 해당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열악한 입지 여건에도 불구하고 분양가는 비싸다는 평가다. 84㎡가 9억 원대 후반, 93㎡ 11억 원대 후반이다. 발코니 확장 등 각종 옵션을 더하면 각각 10억 원, 12억 원대까지 치솟는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한 관계자는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 분양가 수준이면 광명 중심가인 철산동·광명동 등에서 분양한 대형건설사 아파트를 고려하는 게 더 현명하다"며 "공급물량 중 상당수가 미분양으로 남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광명동 일대에 분양한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 84㎡ 최고 분양가는 12억3500만 원이었다.
살림살이가 날로 악화 중인 유승종합건설이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 미분양까지 겹치면 공사를 계속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승종합건설이 시공 뿐만 아니라 시행까지 맡았기에 미분양 시 악화된 재무 상황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비청약자들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2020년 11월 충남 천안에서 분양한 '봉명역 이안센트럴'은 시공사 대우산업개발이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입주가 지연, 이로 인해 조합원들과 수분양자들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가 구름산지구 민간분양 첫 주자인 만큼 대량 미분양 발생 시 전체 개발 계획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디어펜은 유승종합건설 측에 현재 회사의 재무상황,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 입지 및 분양가, 자동차 공장으로 인한 피해 예방 등에 대해 다양한 경로로 입장을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