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 28일 제4인터넷은행 신규 인가에 대한 새 심사기준을 내놨다. 기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적용한 심사기준과 연속성을 유지하되, 혁신성·포용성·지속가능성 등을 새로이 심사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역기업으로의 자금공급을 핵심 인가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는데, 현재 후보로 등록한 컨소시엄 5개사는 과거부터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특화 은행'을 내세웠던 만큼 당국 방침에 부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28일 제4인터넷은행 신규 인가에 대한 새 심사기준을 내놨다. 기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적용한 심사기준과 연속성을 유지하되, 혁신성·포용성·지속가능성 등을 새로이 심사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역기업으로의 자금공급을 핵심 인가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는데, 현재 후보로 등록한 컨소시엄 5개사는 과거부터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특화 은행'을 내세웠던 만큼 당국 방침에 부합할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새 인터넷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으로 기존 인가 심사기준(은행법령상 인가 심사기준, 사업계획의 혁신성·포용성)과의 연속성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새 심사기준으로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계획의 포용성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예비인가 평가 항목 및 배점은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15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50점) △사업계획 혁신성(350점) △사업계획 포용성(200점) △사업계획 안전성(2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50점) 등 총 1000점으로 구성됐다.
눈여겨볼 점은 실현 가능성이다. 당국이 예시로 내놓은 평가항목 및 배점표에 따르면 △자금조달방안의 적정성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계획의 포용성 등에 일제히 실현 가능성을 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수요 대비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자금공급계획을 별도 평가하기로 한 점은 눈길을 끈다. 당국은 이 항목에 단독으로 50점을 부과했다.
그 외 기존 3사를 평가하는 기준인 '서민금융지원'과 '중금리대출 공급 계획' 등은 이번 심사에서도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대주주와 주주구성계획, 인력과 영업시설 등에 대한 배점은 기존보다 줄었다.
이처럼 당국은 그동안 기존 3사의 영업행태 및 포용금융 등을 고려해 새로운 인가기준을 마련했는데, 제4인터넷은행을 희망하는 컨소시엄들은 일제히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특화 은행'이 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에 그동안 자금지원이 취약했던 지방 중소기업·소상공인들도 수혜를 누릴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다.
현재 출사표를 던진 컨소시엄은 △한국소호은행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등 5곳이다.
한국소호은행은 한국신용데이터(KCD), 우리은행, 우리카드, 아이티센 등이 팀을 이뤘다. 소호(SOHO)는 소규모 사업형태의 영어 약자로, 소상공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인터넷은행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실제 한국소호은행 측은 '소상공인을 위한 1번째 은행'이라는 슬로건을 강조하고 있다.
더존뱅크는 더존비즈온과 신한은행이 의기투합한 컨소시엄으로, 최근 NH농협은행과 DB손해보험의 합류설이 나돌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기업 내 급여관리, 회계, 물류 등 전사적 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업체다. 이에 컨소시엄은 더존비즈온의 기업데이터와 신한은행의 은행업 노하우를 결합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은행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농협은행과 DB손해보험이 합류할 경우, 타 컨소시엄 대비 자본금·자금조달능력 등에서 우위를 점칠 전망이다.
유뱅크는 현대해상 외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 트래블월렛 등 핀테크 외 대교와 현대백화점이 컨소시엄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IBK기업은행의 합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컨소시엄 멤버인 삼쩜삼은 세무정보에, 렌딧은 중금리대출 등 신용대출에, 트래블월렛은 해외결제 및 환전에, 루닛은 인공지능 의료에 특화돼 있다. 이를 통틀어 유뱅크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외 시니어, 외국인을 주요 포용대상으로 삼고 있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연합회 등 소기업·소상공인 관련 35개 단체와 11개 정보통신기술(ICT)업체가 컨소시엄을 꾸리고 있다. 앞서 제3인터넷은행 인가 신청 당시 협업할 시중은행을 찾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소소뱅크는 은행권으로부터 외면받는 소상공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겠다는 포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AMZ뱅크는 가장 늦게 컨소시엄을 조성했다. 한국생명농업경영체연합회 등 농업단체가 주요 멤버인데, 농업인과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당국은 다음달 12일 예정된 인가설명회에서 희망사업자 대상 의견수렴을 거친 후 구체적인 접수일정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예비인가 심사결과 발표는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 이후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께 진행할 예정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