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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B747-8i 여객기./사진=대한항공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국내 항공업계 1위 대한항공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전쟁 △한·일 외교갈등 △글로벌 코로나19 사태 등 연이은 악재에 현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유휴자산을 1차 자구안을 내놨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될 양상을 띠고 있어 자산을 추가 매각해야 할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럼과 동시에 현금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3일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보유 중인 자산을 추가로 시장에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유력 매각 후보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 윌셔그랜드센터(호텔)와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을 점친다.
한진그룹은 두 호텔에 대해 올해 초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사업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제주 KAL호텔·서귀포 KAL호텔 등도 매각 대상으로 오르내린다.
앞서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지난 2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인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리조트 지분·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매각을 결정한 바 있다.
한진그룹이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검토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의 여객부문 매출은 지난해 국제선 7조2813억원, 국내선 4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국제선 6068억원, 국내선은 405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자 2월 이후 여객 매출액은 거의 없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해졌다.
회사가 주력하던 국제선 수는 평시 대비 20%로 감소했다. 이에 KTB투자증권은 대한항공 올해 1분기 영업손실 949억원, 당기순손실 3979억원으로 추정했다.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대한항공의 회사채는 약 5000억원 수준이다. 올해 중 차환 또는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은 총 4조5000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자금 조달 차원에서 3월에 6000억원 가량 ABS 발행을 확정지었으나 전문가들은 이것으로 버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정부의 대한항공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대한항공이 더 많은 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항공사 지원에 대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한 협의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기업 지원에 대해 금융위는 "대기업은 유보금과 가용 자산 등을 최대한 활용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며 1차적 자구 노력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고 밝혀뒀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선 알아서 구조조정을 하라는 뜻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공개 담화문을 통해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하겠다"며 "정부 또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것은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학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의 현재 지원 수준으론 국내 항공업계가 하반기까지 버티지 못한다"며 "대한항공 도산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조 회장이 자본 확충 방안도 검토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 단행 가능성을 꼽는다. 한편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선 대한항공 최대주주 한진칼이 참여해야 하지만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건 매 한가지다.
때문에 우군이 돼줄 재무적 투자자(FI) 확보 여부가 판가름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델타항공 역시 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서 수혈을 해줄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아울러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모펀드 KCGI·반도건설 등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이 꾸준히 지분을 추매하고 있다는 점도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그리고 경영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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