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훈련 센터서 승무원 훈련 채비
티웨이·프레미아, 중대형 여객기 5대 투입
황용식 교수 "업계 재편↑…곡소리 커진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건설회사 성정에 의해 기사회생한 이스타항공이 내달 재운항을 목표로 승무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다른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중대형 여객기를 들여와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종 이후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했고, 확산될 경우 여객 사업 정상화는 더욱 요원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신 기재 도입이 자칫 재무 구조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 티웨이항공 승무원들이 기내 비상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받고 있다./사진=티웨이항공 유튜브 채널 캡처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올해 2월 중 운항에 나선다는 뜻을 밝혔다. 전면 운항 중단에 나선지 약 2년 만이다. 상당 기간 비행 이력이 없어 이스타항공은 운영 시스템부터 다시 마련해야 하는 만큼 객실 승무원 기내 업무 훈련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이스타항공에는 객실 승무원이 130여명 가량 남아있다. 사측은 교관 자원으로 활용할 인력부터 티웨이항공 훈련 센터에 교육을 위탁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항공사 승무원들이 타사에서 훈육 과정을 거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티웨이항공 훈련 센터는 국토교통부 항공 훈련 기관(ATO) 인증을 받았다. 보잉 737-800 기종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곳에는 △비상 탈출 △도어 슬라이드 △응급 처치 △객실 서비스 △시뮬레이터 등 다양한 목적별 실습실이 갖춰져 있다. 아울러 실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공간까지 있다.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기종과 같아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한 교육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국토부가 운항 증명(AOC) 재발급 심사 중으로, '가인가'를 받아야 훈련 전개가 가능하다"며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스타항공에는 반납하고 남은 여객기가 현재 2대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대당 고용 인력은 70명 가량 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반기까지 10대로 늘린다는 계획인 만큼 570여명에 대한 추가 채용도 기대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기재 도입 규모에 맞춰 재직자들이 우선 투입되고, 이후 필요한 만큼 해직자 재고용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신형 여객기 A330-300·B787-9./사진=각 사 제공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슬롯·운수권 재분배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기재를 도입할 계획과 밀접한 상관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중 중장거리용 여객기 3대를 들여온다. A330-300 기종으로, 김포-제주 노선에 시범 투입되며, 이후 베트남·호주·크로아티아 등지로 운항한다. 에어프레미아는 미주·유럽 노선을 목표로 309석 규모의 보잉 787-9 여객기를 2대 더 인도해올 예정이다.

두 항공사의 공격적인 경영 확대 행보에 국내 LCC 1위 제주항공은 "현재 경영 여건상 장거리 노선 취항을 하지 않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제주항공 역시 상황에 따라 단거리에 국한하지 않고 적극 노선 개척에 뛰어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9일 지중해 동부 지역의 키프로스에서는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혼종인 '델타크론'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다. 아직 국내 유입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계속 이어지는 코로나19 변종의 확산으로 항공사들의 여객 운수 사업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각 항공사들이 신 기재를 들여온다 해도 주 수입원이던 여객 사업을 하지 못한다면 좌석 과잉 공급 사태를 빚게 되고, 결과적으로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는 곧 여객기 리스·정비 비용 부담 등 재무 구조 악화로 이어지게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전형적인 LCC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거리 노선인데 티웨이항공은 경영 사정에 따라 급히 피보팅(pivoting)을 하게 된 것일 뿐"이라며 "미국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보였던 항공사들이 줄도산을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지금은 항공사들의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져 덩치를 줄일 때"라며 "체질을 개선하겠다며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는 건 무리수"라고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고, 인수·합병(M&A)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며 "LCC 업계 곡소리가 이어져 제2, 제3의 이스타항공 사태가 생겨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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