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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소환' 재계 "경영활동 마비…생존 위협"

2017-01-12 15:00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어도 숨통은 터줘야 한다. 지나친 옥죄기식 압박은 경영을 마비시켜 경제 전반을 흔드는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면서 재계 여기저기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 조사 후 삼성 관계자에 대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자칫 삼성 수뇌부에 대한 무더기 영장이 발부될 경우 그야말로 삼성 내부는 물론 재계가 대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최순실 게이트'가 기업의 경영활동에 치명타를 날려 생존 위협까지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재계의 우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삼성의 경영 중단사태가 현실화 될 경우 재계전반에 미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재계는 삼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한 범위에서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사법당국의 유연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최근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신음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룹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미래전략실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사업·투자·인사 등 주요 계획들이 줄줄이 밀리면서 이에 따른 악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현장의 위기감은 밖에서 보는 것 보다 더 크다는 것이 실무라인의 하소연이다. 당초 세운 계획과 달리 사업이 추진되진 못하면서 사방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 상황이 당분간 더 지속될 경우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 계열사 한 관계자는 “요즘 되는 일이 거의 없다. 당초 세웠던 투자계획의 집행까지 연기되고 있다”라며 “이 상항이 지속 되면 시장 경쟁력을 장담하기 어렵다. 기존 거래선과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도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 계획과 집행이 어긋날 경우 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서된다.

재계도 삼성의 행보를 근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이번 특검이 이 부회장과 삼성 수뇌부에 내릴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컨트롤 타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삼성은 신사업 등에 대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재계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삼성을 꼭짓점으로 한 우리 경제 전반의 경쟁력이다. 최근 경제단체장과 전문가들은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만큼 우리 경제상확이 녹록지 않다는 의미다.

삼성 마저 주춤할 경우 국가경제의 성장동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영향력이 줄어들 경우 나머지 기업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인지도가 떨어질 경우 국가 브랜드 하락 가능성이 크고, 결국 나머지 수출 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검은 삼성의 수사가 마무리 되면 등 다른 대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국 금지된 신동빈 롯데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우선순위로 꼽힌다. 특검을 다른 기업의 총수들도 주목하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을 시작으로 다른 기업들도 특검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며 “잘못한 부분은 처벌 받는 것이 맞지만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 서초사옥 전경 /연합



재계는 특검의 이후의 파장도 염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신속한 의사 결정과 능동적인 사업계획 수립이 절실한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묶인 주요 기업들은 제자리걸음만을 하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위기’라는 말만 하지 말고, 경제를 지탱하는 기업들이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며 “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 다른 분야의 기업들도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속도전이 진행되는 상화에서 시장 트렌드에 뒤처지면 다시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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