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지난달 SM과 손잡고 내놓은 여름철 피크닉 먹거리 제품들./사진=이마트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의 'SUM'브랜드가 소송에 걸리면서 유통업체인 이마트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커졌다. 이마트는 젊은 고객 유치와 한류 마케팅 등의 일환으로 SM엔터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을 출시해 오고 있다. 만약 법원이 최종적으로 SM엔터에 'SUM'브랜드 사용 금지 판결을 내린다면 이마트에도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61부(윤태식 부장판사)는 지난 30일 LG생활건강이 SM브랜드마케팅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청구 등의 소송에서 원고승소로 판결했다.
LG생활건강은 'SU:M' 등 브랜드를 2008년부터 등록해 사용하며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SM브랜드마케팅은 2015년부터 'SUM' 브랜드를 활용해 SM엔터 소속 가수들을 모델로 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음료, 과자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말 'SUM' 브랜드가 자사의 브랜드인 'SU:M'과 유사해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한 부정경쟁 행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우리말로는 '썸'과 '숨'으로 읽힐 수 있지만 외국인들은 같은 단어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업에서 이런 혼란이 많다고 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SM브랜드마케팅)의 행위는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에게 상품이나 서비스업의 출처에 대해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어서 상표권에 대한 침해행위가 된다"고 결정했다.
다만 SM브랜드마케팅은 4억5000만원을 담보로 한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함석천 부장판사)는 이를 인용했다. 따라서 항소심 선고 때까지 'SUM' 브랜드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종심까지 법원이 LG생활건강의 손을 들어 준다면 SM은 더 이상 'SUM'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한다. 특히 SM은 이마트와 롯데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와 협업을 진행하며 제품들을 판매해왔다는 점에서 법원의 판결에 따라 해당 유통업체들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들은 젊은 고객 유치와 한류 스타들이 가진 파급력 등을 감안해 SM과의 콜라보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이마트가 SM과의 콜라보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이마트의 편의점 위드미는 지난해 서울 삼성동 SM 사옥 지하에 SM 소속 가수들과의 콜라보 제품들을 주로 판매하는 '썸(SUM)마켓'을 오픈하기도 했다.
당시 이마트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SM엔터와의 콜라보를 적극 알렸다. '엑소 손짜장', '샤이니 탄산수' 등의 제품들도 모두 이마트와 SM과의 콜라보로 나온 제품들이다.
이마트는 지난달에도 SM과 손잡고 여름철 피크닉 먹거리 6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엑소 한식도시락', '샤이니 치킨커리덮밥' 등도 탄생했다. 이마트는 SM과의 협업으로 먹거리에서 라이프스타일 상품까지 수십 종의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었다. 이마트가 SM과 손잡고 내놓은 상품만 40여종에 이른다.
롯데백화점 역시 SM과 손잡고 선글라스 브랜드 '오이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의 경우는 'SUM' 상표를 사용하고 있지 않아 이번 상표권 소송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SUM 상표권 소송의 최종 판결을 지켜 본 이후 콜라보 제품 판매 지속 여부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당분간 제품 판매는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