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납사 가격이 상승, 화학업계의 원가 부담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1위를 다투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상이한 성장전략을 이어가고 있어 올해 승부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EES 유럽 2018'에 참가, 13.1kWh 대용량 주택용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전시했다.
업계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에 힘입어 ESS 시장이 오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두 배 가량 성장하고, 주택용 ESS 시장 역시 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은 또한 마곡사이언스파크 오픈을 계기로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R&D) 예산 투입 및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확대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기초소재부문 고부가사업 원료 확보 △ESS 경쟁력 강화 △기능성 필름 및 수처리 역삼투압 필터 사업 육성 △고용량 양극제 제품 및 자동차 배터리부문 경쟁력 제고 등을 추진 중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왼쪽)·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사진=각 사
이를 통해 지난 4월 중국 상해에서 열린 '차이나플라스 2018'에서 배터리·수처리 분리막·폴리올레핀(PO) 적용 초고압 케이블을 비롯한 고부가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에너지·물·바이오·차세대소재를 비롯한 신성장동력 분야 역량 강화 및 안전환경 강화를 위해 인력 채용도 지난해 대비 50% 가량 확대할 방침이며, 바이오의 경우 일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성분 시장 공략 및 필러 제품 런칭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주력사업인 화학부문 몸집 불리기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2월말 롯데케미칼(LC)타이탄 에틸렌 생산력이 9만3000톤 늘어난 것에 이어 올해 전남 여수 납사크래커(NCC)·충남 대산·미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ECC) 등의 증설이 완료되면 국내 업체 최초로 글로벌 에틸렌 생산규모 10위권으로 올라선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능력이 현재 연산 290만톤 수준에서 오는 2022년 450만톤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LG화학 대산공장 전경(왼쪽)·롯데케미칼 울산 공장 전경/사진=각 사
앞서 지난 1월 울산 공장에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생산설비를 2배 가량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생산기지에 투자도 지속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생산력 증가가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은 2014년부터 PIA 세계 1위 생산규모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를 더욱 늘리는 한편, 고순도테레트탈산(PTA)와 병산 가능한 생산설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사는 지난해 3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1·4분기는 롯데케미칼이, 2·3분기는 LG화학이 우세한 실적을 달성하는 등 접전을 벌였으며,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에는 롯데케미칼이 66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6508억원의 LG화학에 앞섰으나, 2분기에는 LG화학이 롯데케미칼 대비 소폭 높은 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1조3508억원과 1조3534억원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매출은 각각 13조5736억원·8조1832억원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는 사업구조 및 전략이 달라 단순비교가 어렵지만 공교롭게도 비슷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R&D 투자에도 전혀 다른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주목받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