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만성적인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지구촌이 뜻을 모으고 있으나 정작 공급과잉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과 인도는 뒷짐을 지고 있어 실제 해소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유럽연합(EU)는 최근 '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포럼(GFSEC)' 장관급 화상회의를 주재했다. 이는 회원국간 효과적 소통, 정보공유 및 협력 증진, 시장기능 강화, 설비능력 조정 촉진 등을 위한 것으로, 2016년 12월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출범했다.
올해는 로버트 라이사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을 비롯해 일본·러시아·브라질·캐나다 등 30개국의 장관급 인사들이 정부 대표로 참여했으며, 에드윈 바송 세계철강협회(WSA) 사무총장 등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세계 17개 철강 협·단체 로고/사진=한국철강협회
글로벌 공급과잉 물량은 2016년 7억7900만톤에서 지난해 5억1900만톤으로 점차 감소했으나 올해 6억톤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위기 등으로 글로벌 철강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 주요 생산국 정부가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것을 지지하고 앞으로도 활동을 지속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철강협회 등 세계 17개 철강 협·단체도 앞서 발표한 공동성명문을 통해 시장 교란 및 과잉 공급을 야기하는 국가 산업 보조금·기타 지원에 관한 강력한 규정 마련과 생산력 확대 요인 분석을 통한 비시장 요인 또는 보조금 등에 의한 투자 공개 등을 촉구했다.
또한 △효과적 무역구제조치를 통한 시장 주도적 경쟁 및 공정무역 조성 △투자 지역에 대한 신뢰성 높은 철강 수요 전망 발표 △포럼 업무의 투명성 향상 등도 주문했다.
포항제철소 제강공장에서 '래들'에 담긴 쇳물이 전로에 담기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그러나 글로벌 생산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 등이 이같은 논의에 빠지면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가별 조강생산력을 보면 중국이 9억9600만톤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가 1억1100만톤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의 생산력을 합하면 11억톤 이상으로, 공급과잉 물량의 2배에 달하며, 일본·미국·러시아·한국 등 3~6위권 국가를 합친 것보다 3배 이상 많다.
실제로 세계 협·단체들도 성명문에서 포럼을 탈퇴한 중국 등의 복구를 촉구하고, 모든 G20 국가들의 적극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중국 등이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등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철강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건전성을 위협하는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