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의 일반공모 청약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기존 기대치보다 몸값을 대폭 낮춰서라도 코스피 상장(IPO)을 강행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만큼 자금 수혈이 절박하다는 의미겠지만, 이렇게 무리하게 상장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이냐는 비판도 함께 나온다.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의 일반공모 청약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기존 기대치보다 몸값을 대폭 낮춰서라도 코스피 상장(IPO)을 강행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상장기준이 좀 더 엄격해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여의도 서울사옥 전경. /사진=김상문 기자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일반공모 청약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진행 중이다. 첫째 날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청약 경쟁률은 평균 3.33:1로 집계됐다. 첫날 몰린 청약 증거금은 400억원 수준이었는데, 그나마 예상보다는 ‘선방’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미리부터 감지됐다. 지난 4~5일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기관 다수가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 이하를 써낸 것이다. 이에 따라 쏘카는 지난 9일 공모가를 기존 3만4000~4만5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조정했다.
공모 예정금액 역시 밴드 상단을 기준으로 하면 2048억원에서 약 102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공모가 기준으로 산정한 시가총액은 9666억원으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에게 부여되는 ‘유니콘’ 기준에서도 이탈했다. 장외에서 거래 중인 쏘카의 주가는 지난 10일 20% 급락했다.
최근 IPO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SK쉴더스, 현대오일뱅크 등이 낮은 평가를 받거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공모계획을 철회한 사례도 있었다. 쏘카 역시 현재까지 진행한 상장 절차가 전부 순탄치 않았음에도 굳이 코스피 상장을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나온다.
모든 이유들은 결국 쏘카가 현재 그만큼 자금 수혈이 절박한 상황이라는 것으로 수렴된다. 쏘카는 현재 차량 공유사업을 마이크로모빌리티 사업 확대, 주차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3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상장하는 것이 최선”이라면서 “공모자금 중 60%는 인수합병(M&A)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쏘카의 현주소는 여전히 의문형이다. 쏘카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4억원을 시현했지만 이는 자회사 실적의 결과일 뿐, 별도 기준으로는 10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자생적인 수익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오히려 상장 강행의 이유가 되고 있는 기이한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이라는 방법이 당장 해결책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상장 이후에도 유상증자 같은 추가조치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상장 기준이 좀 더 엄격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